“지방 멀리 사는 학생이 기숙사에 오지 못하면 기숙사의 존재 이유는 뭔가요?” 제주도에 사는 학우 A 씨는 생활관 입사를 지원했다가 떨어져 개강을 2주 앞두고 급하게 서울에서 방을 구했다. 본교 생활관의 선발 방식으로 인해 빚어진 일이다.


  본교는 현재 캠퍼스 내의 제1생활관과 종암동에 위치한 외부 기숙사, 제2생활관을 운영하고 있다. 제1생활관은 서울, 인천, 경기도 이외의 지방에 거주하는 자(인천 지역 중 섬 지역은 제외)를 대상으로 선발하고 있으며, 제2생활관 또한 이들을 1순위, 그렇지 않은 자를 2순위로 입사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공지에 따르면 입사생 선발 방식은 ‘100% 랜덤’이다.


  이러한 생활관 입사 기준에 대해 본지는 지난 29일부터 일주일간 본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72명의 학생 중 생활관의 입사 자격이 적절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제1생활관의 경우 56명(78.9%), 제2생활관은 62명(87.3%)이었다. 대다수의 학생이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 위주로 입사생을 뽑는 방식에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한 일부 학생들은 ‘수도권 내에서도 학교와 먼 곳이 있기 때문에 통학 시간이 천차만별이다’, ‘단순히 지역으로만 자격을 나눠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제2생활관의 경우 ‘제1생활관도 지방에 사는 학생만 뽑는데 제2생활관마저 그들에게 우선순위를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렇다면 입사생이 무작위로 결정되는 선정 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49명(68.1%)의 학생들이 해당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들은 생활관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추후 대비가 어렵다는 것을 현 방식의 주된 문제로 삼았다. 명확한 기준이 있다면 해당 기준에 따른 거주지 마련 대책을 세울 수 있지만, 본교 생활관의 경우 입사 여부를 온전히 운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새로운 선발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75%(54명)의 비율로 압도적이었다. 이들에게 어떤 선발 기준이 필요한지 묻자, 50명의 학생이 거리에 따라 입사 순위에 차등을 두는 ‘거리점수’ 도입을 원했다. 이외에 성적을 반영하거나, 성적점수와 거리점수를 적절한 비율로 분배 후 이를 합산해 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생활관에 근무하는 신영하 사감은 “랜덤 선발은 비교적 근거리에 사는 학생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한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거리점수 도입 또한 그들이 배제될 여지가 있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 사감은 “학생들의 불편을 담당자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여러 사안을 고려해 모두 만족할 방법이 있다면 참고하겠다”고 전했다.

김다연 기자 redbon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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