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벚꽃이 찾아온 것이다. 거리를 걸어가다 보면 봄에 내리는 꽃잎들이, 고개를 들어보면 시선을 자극하는 분홍빛의 하얀 꽃들이 보인다. 이런 시기가 시작되면 신비로운 자연을 선물 받은 사람들은 웃음 짓고, 또 다른 선물을 받게 된다.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주변 이들과 함께 벚꽃 명소를 찾아 추억을 남긴다. 벚꽃은 누군가와 함께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동시에 기억할 추억을 선물한다. 이처럼 우리는 벚꽃과 함께 찾아온 선물들에 반갑게 인사하고, 다가오는 빠른 안녕을 받아들이며 내년에 필 벚꽃을 기다린다.

  그러나 내년을 기다리게 하는 벚꽃은 또 다른 의미를 던지기도 한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벚꽃은 서울을 기준으로 4월 초에 개화했다. 또한, 과거 통계들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4월 초에 개화할 것이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그 예상과는 달리 서울의 벚꽃은 더 빠르게 찾아왔다. 3월 말부터 자라기 시작한 꽃은 4월이 채 되기도 전에 만개했다. 이는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언급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벚꽃은 봄의 시작을 알리고 동시에 따뜻한 날씨가 찾아왔음을 체감하게 해 준다. 우리는 이러한 순간을 반기면서 동시에 진지한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개화 시기가 빨라졌다는 사실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들여다보게 하기 때문이다. 벚꽃이 피기 시작한 시기에 따라 식물들과 벌레들의 생활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는 과거부터 빨라지기 시작한 개화 시기를 곤충들의 출현 속도가 따라가지 못한 결과로, 생태계의 또 다른 부분이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한 종의 생활 주기에 혼란이 생기게 되면 함께 호흡하는 다른 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리는 이 점을 보다 심각하게 인지해야 한다.

  벚꽃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벚꽃과 함께 온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반가움을 무력하게 만든다. 미래에 벚꽃이 반가움이 될 것인지 또는 걱정만을 불러일으키는 반갑지 않은 존재가 될 것인지는 우리가 결정짓게 될 것이다.

도윤주 학생 논설위원 (문헌정보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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