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으로 임명된 후 벌써 네 번째 학보를 펴내고 있다. 그 말인즉슨 한 해의 절반이 지났다는 뜻이고, 또 이제껏 달려온 길의 끝이 점차 눈앞에 보인다는 뜻이다. 1학기 종강호 발행을 앞두고 편집장이기 이전에 기자로서 지난 2년을 되돌아봤다. 쉽게 쓴 기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그러나 매 순간 취재에 열과 성을 다했고, 끝끝내 맡은 기사를 만족스럽게 완성해 냈다. 또 처음 겪는 일에 생채기도 많이 났으나, 아문 자리에는 굳은살을 남기며 나름의 성장도 이뤄냈다.

  그러나 우리의 동덕은 시간이 지나도 성장은커녕 제자리걸음을 걷는 듯 보인다. 세월이 무색하게도 학보 기사들은 매번 같은 내용들을 반복한다. 일방적인 학사구조개편, 설립자 친일 논란, 전임교원 부족, 예산 편성 논란 등이다. 이렇듯 변화 없는 현실을 위로하는 것은 언제나 뒤따라 발행된 학생들의 힘을 담은 기사였다. 2017년, 학교의 일방적인 학사구조개편에 대해 학생들은 일주일간의 본관 점거로 맞대응했고, 끝내 개편은 철회됐다. (본지 보도 2017년 5월 22일 제485호 1면) 2019년, 전체학생총회로부터 가결된 안건 쟁취를 위해 당시 중앙운영위원회는 본관 앞에서 무기한 철야 농성을 진행했고, 교학소통ARETE(이하 아레떼) 설립을 이끌어냈다. (본지 보도 2019년 10월 14일 제507호 2면)

  교내 에브리타임에서 ‘우리 학교’는 정 없고, 배려 없고, 소통 없는 존재로 전락했다. 그러나, 드디어 올해 첫 소통의 장이 열린다. 이번 상반기 아레떼가 3번의 요구를 거쳐 이달 31일 개최를 확정 지었다. 다사다난 끝에 진행되는 상반기 아레떼에 대해 총학생회 ‘파동’은 학생들의 요구를 가시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교학소통’의 명목으로 설립된 아레떼에서 이제는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길 바란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동덕여대학보는 그날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낼 것이다.

김한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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