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사람이 삶 중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대상은 누구일까. 탄생 이후 가장 여리고 부드러운 모습을 한 생애 초기의 우리는 그 모습에 걸맞게 무엇이든  잘 흡수한다. 신생아 시기의 ‘자기’는 자기만이 있는 세상에서 최초의 밀접한 대상으로 연결되는 주 양육자를 만나 세상에는 ‘타자’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또한, 넓은 세상에서 나의 의지대로 되는 것들은 극히 일부라는 것을 깨닫고, 주 양육자라 하여도 자신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기와 대상에 대한 감각을 발달시켜 나가는 생애 초기의 경험들은 현재 ‘나’라는 사람이 어떤 성격을 갖게 될지, 어떤 대상에 끌리게 될지, 그 대상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 결정짓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다른 대상들과 연결되고 관계를 맺으며 외부의 대상들을 경험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은 대상을 통해 보고 싶은 부분 또는 보이는 부분에 해당하는 개념만을 모아 대상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자기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개념만을 형성하거나 아주 긍정적인 개념만을 형성한다면, 자신 밖에 있는 대상 또한 같은 방식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다. 아주 부정적이거나 아주 긍정적인 개념으로만 보일 것이고 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가 만나게 되는 ‘대상’들은 모두 세상에 속한 하나의 독립된 대상이며 그 대상들은 각기 개별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기와 대상의 명확한 개별성을 이해해야 한다. 또 자기를 포함한 모든 대상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일면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일면을 모두 가지고 있는 통합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야 한다. 더불어 서로가 서로에게 대상이 되므로 ‘자기’라는 사람에 대한 개념을 먼저 확립하고,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상대를 이해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 살 부딪히며 살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모두가 내 마음에 들 수는 없지만, 그 기준을 정하는 ‘나’라는 사람 역시 긍정적인 부분만 있을 수는 없다. 대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는 삶 중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나’라는 사람의 자기개념 형성 방법에 달려 있다. 나의 자기는 어떤 자기인가. 오늘도 만나게 되는 대상들을 나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배예진 학생 논설위원 (회화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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