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재학생 추모 집회의 모습이다

  "막을 수 있었다, 학교는 없었다.","학교의 보여주기식 탁상행정 규탄한다." 12일 오후 8시경, 본교 운동장에서 故양수빈(아동 21) 씨를 위한 추모 촛불 집회(이하 집회)가 열렸다. 제56대 총학생회 파동의 주최로 이뤄진 이번 집회에는 본교 재학생 약 1,500여 명이 참여해 대학 본부의 책임을 규탄했다.

  당일 오전, 제3대 문화지식융합대학 학생회 '아띠'는 '쉬는 시간 자유발언'을 진행하며 집회의 서두를 알렸다. 약 2시간가량 진행된 이번 집회는 재학생 및 유가족의 자유발언으로 이뤄졌으며, 발언자들은 이번 사고에 대한 대학 본부의 가시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집회 시작을 알리는 자유 발언으로 총학생회장 김서원(체육 20) 씨는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발생해서는 안 될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며, 사고 발생 후 6일이 지난 시점에도 학교는 보여주기식의 대응만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인의 소속 학과인 아동학과 학생회장 김송이(아동 21) 씨는 "수빈이는 어린이집 교사라는 빛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던 친구였다"며 "아동학과 학우들이 회복을 바라며 이틀 밤을 지새울 동안 학교는 아무 말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동안 침묵을 일관하던 학교로부터 처음 들었던 말은 대외적으로 추모 공간을 만들지 말라는 내용이었다"며 진정으로 유가족분들의 뜻을 따른 결정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화지식융합대학 학생회 '아띠'는 본 집회의 자유발언에서도 대학 본부의 변화를 요구했다. 부학생회장 윤세이(커뮤니케이션콘텐츠 21) 씨는 "오늘 하루 종일 매 쉬는 시간마다 학우분들의 앞에서 목소리를 냈으나, 해당 발언에 돌아온 본교 측의 답변은 공청회 거절이었다"며, "이틀 만에 설치될 수 있었던 나무 계단 손잡이, 인도 차도 경계선을 왜 이제서야 설치했냐"고 지적했다.

  제55대 총학생회 '루트'의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던 박수빈(국어국문 20) 씨는 이번 사안에 대해 "작년 교학소통ARETE에서부터 학생들은 본교 캠퍼스 내의 위험 요인들을 대학 본부에 알렸고, 사전 예방을 요구했으나, 이는 묵살됐다"며, 이러한 불통 행정이 사고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박 씨는 이번 사고를 "대학 본부가 저지른 살인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학우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파동은 이번 집회 이후 추가 행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 씨는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공청회 개최를 거부한 학교를 향해 가시적인 개선을 요구하며, 총장실 앞 시위를 예고했다.

글 김한비 기자 hanb02@naver.com
사진 안나영 기자 anana2780@naver.com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