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에서 퇴임한 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하나의 신문이 만들어지기까지 요구되는 시간과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우선 540호를 무사히 발행시킨 기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8면의 지면을 탐독했으나 분량상의 문제로 보도 기사 위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보도 기사의 경우 완성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아이템 선정이다. 이번 호에서는 ‘천원의 아침밥’, ‘강의 자료 불법 거래’ 등 학생들이 가깝게 느끼는 문제부터 ‘친일 미화 도슨트 프로그램’, ‘교직과정 폐지 및 축소’ 등 보도의 필요성이 있는 굵직한 사안들을 잘 선정했다.

  다만 천원의 아침밥 기사의 경우 관계자 의견이 더 비중 있게 다뤄졌다면 좋았을 것 같다. 학생 의견은 모두가 체감하는 이야기라면 해당 사업이 어떻게 변화하고 나아갈 것인지는 쉽게 알 수 없는 정보에 속하므로 보도의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도슨트 프로그램 기사는 일반적인 보도 형식이 아닌 일종의 르포 형식을 취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는 뜻깊지만,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았더라면 더욱 선명한 기사가 됐을 것이다. 현재는 기자가 전하고자 하는 바가 덜 담긴 느낌이다. 3면 TOP 기사는 강의 자료 불법 거래를 저작권과 연결한 접근이 좋았다. 현황과 더불어 교수 의견, 전문적인 저작권 지식까지 더해져 풍부한 기사가 됐다. 3단 보도 기사는 교내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국가 교육 정책까지 뻗어나가는 깊이감이 돋보였다.

  짧게나마 언급하자면 오랜 시간을 들여 기획연재로 이끌어간 6면은 당사자성이 있는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담아내 학보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8면에서는 이전보다 동문의 모습이 자주 보이는 것 같아 반갑고 뿌듯한 마음이다.

  학보사 기자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다. 지면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겠지만, 그 속에서도 각각의 기자가 자신만의 글을 쓰기 위해 애쓰길 바란다. 언제나 바쁘게 부딪히는 동덕여대학보 기자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전감비 전 편집장(동덕여대학보 6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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