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휴식 공간 부족해
시설관재팀, “쉼터 새롭게 구축하기엔 한계 있어”

  'Study and Life Balance’를 줄인 신조어 ‘스라밸’은 공부와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의 가치관을 보여준다. 9월, 새 학기를 맞이한 학생들은 갑작스레 달라진 생활 습관 탓에 떨어지는 체력을 보충하고자 교내 쉼터를 찾는다. 이에 대학은 학생들의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줄 공간을 설비하는 데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 대학에서는 재학생들 사이 교내 휴식 공간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니고 싶어지는 학교를 원해요”

  본지는 지난달 30일부터 15일간 재학생 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교내 쉼터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살펴봤다. ‘본교 쉼터에 개선 및 확충이 필요하냐’는 물음에 응답자 중 93.9%(77명)는 ‘그렇다’고 답했으며, 주요 문제로 △공간 부족=35.4%(46명) △시설 상태=25.4%(33명)를 꼽았다. 현재 교내 쉼터로는 △백주년기념관 2층 휴식 공간 △숭인관 2층 글로벌 라운지 △학생관 B1층 드림 창업 라운지 △학생관 2층 수면실 등이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기존 휴식 공간 개수에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또한, 시설 내 휴식 공간에 적절한 물품이 구비돼 있지 않고, 위생·청결 상태도 좋지 않다는 불만 역시 제기됐다.

  그중 가장 보완됐으면 하는 공간으로 꼽힌 △학생관 2층 수면실=37.8%(31명) △백주년기념관 2층 휴식 공간=24.4%(20명)의 시설을 둘러본 결과, 현재 수면실에는 마룻바닥만 깔려 있을 뿐, 침구류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최소한 담요나 베개 등의 물품이 제공됐으면 좋겠다”며 “맨바닥에서 자야 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백주년기념관 2층 휴식 공간에 대해 학우 A 씨는 “빈백 수가 너무 적어서 한 번도 이용해 본 적이 없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백주년기념관 2층에는 총 13개의 빈백이 비치돼 있지만, 이는 학생들의 수요를 고려하면 매우 적은 수량이라고 볼 수 있다. 본교와 규모가 비슷한 성신여대의 수면실의 경우, 약 30대가량의 리클라이너 소파가 설치돼 있다. 또한 중앙도서관에 층별로 간단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독립공간도 존재한다.

△ 학생관 2층에 위치한 수면실의 내부 모습이다
△ 학생관 2층에 위치한 수면실의 내부 모습이다
△ 백주년기념관 2층 휴식 공간에 비치된 빈백이다
△ 백주년기념관 2층 휴식 공간에 비치된 빈백이다

확충 어려워도 ‘개선’은 가능
  본교 시설관재팀 배민수 팀장은 이러한 학생들의 불만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직원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땐 교내 쉼터 공간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고 생각했다”며 당황했으나, 이내 학생들의 개선 요구에 수용적인 자세를 취했다. 앞서 학생들이 지적한 수면실과 백주년기념관 2층 휴식 공간 내 구비 물품 부족 문제는 학생처의 허가를 받아 개선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필요로 하는 물품이나 바라는 휴식 공간이 있다면 포털에 접속한 후 학교와 학생 간 소통창구인 QnA 게시판에 요구 사항을 글로 남기면 된다.

  그러나 역시 적극적인 개선은 어려운 형국이다.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지가 좁아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학생처에서 시설관리 부문에 부여하는 운영예산이 한정적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접근성 낮은 쉼터, 홍보로 높여야

  설문조사 결과, 몇몇 휴식 공간은 접근성이 떨어져 학생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특히 학생관 B1층에 위치한 드림 창업 라운지는 지난 5월 9일경 재조성돼 학생들 대다수가 시설 존재 여부를 알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학생관 2층의 수면실은 복도 측면의 가장 끝자락에 자리하기 때문에, 본교 에브리타임에는 ‘수면실이 대체 어디에 있어요?’와 같은 내용의 글이 수두룩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본교 기획홍보실 장별 직원은 “목화지기에서 꾸준히 교내 장소와 관련한 정보를 콘텐츠로 제작하고 있다”며, “추후 회의에서 이에 대한 홍보 아이템을 제안해 보겠다”고 말했다.

  교내 쉼터에 대한 많은 의견이 제기된 가운데, 학우 B 씨는 “쉼터를 새로 구축하는 것까진 바라지 않지만 기존 공간을 학생들이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재구성하면 좋겠다”는 현실적인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김효주 기자 hyoju02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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