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강 간섭, 공진’은 두 가지 파동이 만나서 진폭이 더 커지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제 연구 분야에서는 피부의 구조를 분석하는 분광학 기법에 사용됩니다. 우리 주변에서의 더 쉬운 예시로는 돌고 있는 팽이의 방향과 속도에 맞춰 채찍을 가하면 넘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돌게 되는 것, 물 분자의 회전에 맞춘 마이크로파를 쏘아 물을 끓어오르게 하는 전자레인지의 원리가 이를 응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상 깊게 본 내용이 있습니다. 초등학생 출연자에게 잔소리와 충고의 차이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 학생은 “잔소리는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쁜 것이고 충고는 더 기분 나쁜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충고나 잔소리를 하는 사람은, 말로서 상대에게 도움을 주려고 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말도 결국은 듣는 사람이 주체가 되지 않으면 무의미한 것이라는 뜻으로 생각합니다.

삶은 항상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기 마련이고, 자신의 꿈과 희망의 방향에 대한 의문을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제 인생에서는 실수나 문제에 대해 쓴소리를 들었던 경우도 당연히 중요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게 희망과 열정을 부여한 것은 제 꿈을 격려해 주고 자극이 되는 다양한 환경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환경과 상황에 맞는 무엇인가가 공진을 일으킨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는 잠언, 자기계발서와 같은 책에 한정된 것이 아니고, 흘러가는 노래 가사, 영화나 TV 프로그램 같은 다양한 매체에서 얻을 수 있고, 성공한 위인에 한정된 것이 아니고 뜻이 비슷하거나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 크루, 선후배로부터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사람이 감동하는 클래식, 대작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개개인의 나이와 상황에 맞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사소한 것도 상관없을 듯합니다.

  이런 점에서 제가 작성하는 사설이 기분 나쁜 잔소리가 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인생에 보강 간섭을 일으킬 수 있는 조그만 의미가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각자의 경험과 노력을 소중히 생각하시고 자신만의 인생의 항해를 잘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그 인생의 방향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자신의 항해입니다. 다른 이들이 설정한 방향을 쫓다 보면 나 자신과 공진을 일으킬 수 없는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또한 주위의 사소한 것에서도 끊임없이 감동하시고 에너지를 얻기를 바랍니다.

이설훈 (자연정보과학대학 화장품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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