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인이 사랑한 '교양대학 박수미 교수님'

모든 학생을 똑같이 존중하며 수업하는 박수미 교수님
△ 모든 학생을 똑같이 존중하며 수업하는 박수미 교수님

 

2011년, 본교에 처음으로 부임하신 후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학교의 분위기나 학생들의 첫인상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교문을 지나 캠퍼스에 발을 딛자마자 향기가 나서 신기했습니다. 공기도 다른 것 같더군요. 이전까지는 여자대학에 와본 적이 없어서 ‘와, 여기는 신세계인가보다! 뭐냐, 여기?’ 하고 놀라기도 했죠.

 

현재 교수님께서 맡고 계시는 인기 교양 강의인 ‘웹소설창작의이해’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몇 년간 웹소설을 쓰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는 동안, ‘이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강의를 만들었습니다. 웹소설이 무엇이고 어떻게 쓰는 것인지, 금기사항이나 계약 시 조심해야 하는 조항은 무엇인지 등을 실무적으로 알려주는 강의예요. 웹소설 작가나 PD가 되려는 학생들에게 권합니다.

 

평소 학생들을 ‘예쁜이’라 부르실 정도로 많은 애정을 보이시고, 교수님께서 스스로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쓰시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성년의 날에는 학생들에게 장미꽃도 선물해주셨죠. 모두 어떤 마음으로 행하셨나요
  학생들은 전부 다 다르죠. 그렇지만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어요.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점입니다. 저에게 있어 ‘예쁜이’는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변함없이 그들을 규정할 수 있는 애칭입니다. 또한, 제가 학생 때 저를 가르치셨던 교수님들을 ‘선생님’으로 불렀습니다. 그분들께서 당신을 그렇게 칭하셨기에 똑같이 해야 하는 줄 알았어요. 제자들을 언제나 친자식처럼 사랑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선생님이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따뜻한 성정은 다 닮지 못하고 ‘선생님’만 따라 하고 있네요. 꽃 선물은 봄학기에 1학년 학생들을 담당할 때 합니다. 아름답고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라고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었어요.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강의란 무엇인가요
  제 수업에 한해서라면, 알아듣기 쉬운 강의예요. 학생들이 앞에서 떠드는 선생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는 강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치 하나의 서사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일정한 흐름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학생들이 흥미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거든요. 그래서 저는 종교가 없어도 매시간 ‘내가 구사할 수 있는 가장 편한 언어로 수업 내용을 설명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요.

 

동덕여대 학생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가르침이 있으신가요
  스스로가 행복한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늘 강조합니다. 그래서 자주 자신의 심연으로 들어가 타자화된 본인과 마주 보라고 강변하곤 해요.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것을 위해 나는 어떤 것을 해줄 수 있는지’ 진지하게 물어보세요. 사회의 우수한 구성원이 되는 게 생존을 위한 준비라면, 나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건 행복을 위한 투자라고 믿습니다.
또, 우리 예쁜이들이 세상과 마주할 때 작은 용기의 씨앗을 가슴 속에 품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사랑받고 사랑하는, 당당한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어!’ 하는 용기 말이에요. 모두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고, 선생님들한테 사랑을 받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게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동덕여대 학생들에게 응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 소설에는 매번 20대 젊은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요. 전복된 세계의 무질서 속에서, 혹은 가혹한 역사의 흐름 안에서 당당하게 분투하고 세상을 구하는 영웅들이죠. 그 영웅들의 모습은 전부 우리 예쁜이들로부터 따왔어요. 그들의 분노, 용기, 뜨거움과 열정, 환희와 집요함은 오랜 시간 강의실에서 지켜봐 온 여러분의 면면을 모델로 조형됐습니다. 제 눈에 비친 우리 예쁜이들은 하루하루와의 싸움에서 매일 승리를 견인하는 영웅들이에요. 그래서 그 소설들은 언제나 주인공이 이기는 해피엔딩이죠. 결국엔 여러분이 이길 겁니다. 선생에게 승리의 영감을 선사하는 뮤즈가 돼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다연 기자 redbon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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