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1992년에 숙명여자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한 후 약사가 된 차현정이라고 합니다. 올해로 24년 차 약사가 됐네요. 저는 병원 약국에서 3개월 동안 근무했고 그 뒤로는 개인 약국에서 일했습니다.

약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많은 사람이 보통 약사는 개인 약국을 많이 할 것으로 생각하죠. 하지만 약사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답니다. 약을 다루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 약국뿐만 아니라 제약회사에 들어가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신약을 개발할 수도 있고, 공직에 진출하는 약사도 있죠. 공직 약사가 되면 국립과학수사원이나 관공서, 보건소 등에서 근무하게 돼요. 그 외에도 화장품을 개발하는 분야에도 약사가 진출해 있답니다.

약사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남에게 도움이 되는 직업이잖아요. 게다가 건강과 직결된 부분이라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환자가 몸이 좋아졌다고 얘기하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죠.
게다가 여성은 사실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잖아요. 출산,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약사의 경우는 시간만 조금 조절할 수 있으면 언제든 재취업할 기회가 충분히 있죠.

업무환경은 어떤가요
  남들이 보기에는 쾌적해 보이지만 사실 문을 항상 열어두기 때문에 대기환경에 고스란히 노출돼요. 먼지나 소음, 날씨를 그대로 느낄 수밖에 없어요. 특히 약사 가운만 입고 있어야 하니까 겨울에는 정말 춥죠.
그리고 독한 약을 만지다 보니 손끝이 까지거나 갈라져요. 그래서 제 아이는 ‘엄마 손은 까칠한 손’이라고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그땐 마음이 참 아팠어요. 또한, 본인과 맞지 않는 약을 다룰 땐 알레르기까지 유발될 수 있답니다. 저도 비염 때문에 꽤 고생했어요.
  게다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해요. 신약도 계속 개발되고 있고, 다양한 약을 다루기도 하니까요.

근무하면서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종합병원 앞에서 일하고 있어서 굉장히 다양한 약을 다뤄요. 한 전공만 다루는 병원이었다면 그 분야에 쓰이는 약만 신경 쓰면 되고, 또 병원에서 순차적으로 진료를 보기 때문에 처방전도 차례대로 처리할 수 있죠. 하지만 저희 약국은 많은 과에서 나오는 처방을 처리하기 때문에 다뤄야 하는 약도 많고 처방하는 시간대도 일정하지 않아요. 어느 시간대에는 환자가 쉴 틈 없이 밀려 들어오기도 하지만 어떤 시간대에는 환자가 오지 않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 외에도 잘못된 처방전을 들고 올 경우, 의사와 소통해 처방을 수정하기도 하죠. 예를 들면 하루 먹을 수 있는 용량이 정해져 있는데 의사가 실수로 초과된 용량을 처방할 때도 있고, 소아의 경우 제형을 잘못 처방하는 경우도 있죠. 어린아이는 알약보다는 시럽을 처방하는 게 효율적인데, 소아․청소년과가 아니면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그래서 환자의 특성이나 약의 성격 등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해요. 그래야 환자에게 알맞은 약을 처방할 수 있으니까요.

개인 약국을 운영하는 데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사항이 있나요
  근무 약사일 땐 약 제조에만 신경 쓰기만 하면 됐죠. 그런데 지금은 매장관리까지 해야 해요. 청소하거나 처방전을 정리하고 손님맞이를 준비하는 것 등이죠. 일종의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환자의 불만을 처리하기도 하죠. 이 외에도 재고를 파악하기도 해야 하고 서류도 준비해야 해요. 또한, 보건소에서 감사 나올 때를 대비해 준비하기도 한답니다.

약사가 되기 전, 도움이 됐던 활동은 무엇인가요
  2학년 때 봉사활동을 했어요. 그때는 의약분업이 되기 전이라 진료와 투약을 같이 했죠. 또한, 경희대학교 약학과 학생과 같이 생약을 공부하는 동아리도 들었고요. 특히 생약을 공부하다 보니 한약에 관련된 지식도 많이 늘었어요. 요즘 제약회사에서는 생약 성분을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곤 하죠. 양약과 한약을 구분하지 않고 배우면 분명히 도움이 될 거에요.

직업의 전망은 어떤가요
  사실 자리가 많은 편은 아니에요. 대학생 때 국립과학수사원과 제약회사에 체험학습을 나간 적이 있어요. 그걸 보면서 저뿐만 아니라 친구들 모두 이런 곳에 취직하고 싶다며 꿈을 꿨죠. 하지만 뽑는 인원은 얼마 되지 않더라고요. 경쟁이 정말 치열하죠. 게다가 우리나라는 좁아 한 발 건너 병원과 약국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죠. 이미 포화상태라고 생각해요. 개인 약국을 여는 것보다 다양한 쪽으로 진출했으면 좋겠어요.

약사를 희망하는 학생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점점 약사가 되는 길이 힘들고 어려워지고 있지만, 정작 일자리가 없어서 좌절하는 친구들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약사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도 다 마찬가지죠. 그래도 어디든 길은 있기 마련이니까 꿈을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길 바랄게요. 앞으로 신약 등을 연구, 개발하는 후배들이 많아져 양약, 한약 구분 없이 지금보다 의약업계가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