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사

짧은 가을이 지나가고, 이제는 바람에서 겨울 냄새가 나는 11월의 끄트머리입니다. 2015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제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2013년 3월, 아무것도 모르는 새내기일 때 의미 있는 대학 생활을 하고 싶다며 무작정 동덕여대 학보사의 문을 두드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해 4월 저는 수습기자로 발령 나 선배들의 밑에서 기사 쓰는 법, 취재하는 법 등을 배웠습니다. 모든 것이 생소하고 낯설었지만, 한편으로는 색다른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즐겁기도 했습니다.

2014년에는 정기자로, 2015년에는 편집장으로서 학보를 만들어나갔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대학언론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 그것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학생기자에서 학생보다는 ‘기자’에 방점을 찍어 학내 구성원의 알 권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로는 주위에서 학생이 공부는 뒷전으로 하고 취재만 한다는 핀잔을 들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 기사로 학교의 소식이나 학생들이 불편해하는 문제점을 알릴 수만 있다면 학점이 낮아지는 것은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편집장으로서 일한 올해는 구성원과의 소통에 힘쓰고자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구성원 여러분에게 외면당하는 학보는 되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만, 뒤돌아보니 그것이 잘 이뤄진 것 같지는 않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저는 이제 다시 독자의 위치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경험을 쌓을 때마다 제가 학보사에서 맡는 역할은 점점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학보를 잘 만들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책임의 무게도 함께 커졌습니다. 이제 이 무게를 저는 내려놓지만, 한편으론 남은 후배들에게 짐을 물려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후배 기자들이 더 나은, 학내 구성원의 알 권리를 지켜주는 학보를 만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선배로서, 독자로서 그대들의 행보를 지켜보고 응원하겠습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려 일 년 동안 국부장단으로 함께 동고동락한 동기, 이소정 대학부장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외에도 언제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준 선배들, 신문 제작을 도와준 분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학내 구성원 여러분 모두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 앞으로도 동덕여대학보에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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