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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민주화 열풍과 북한
2011년 04월 02일 (토) 22:36:20 남광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

  튀니지에서 시작되어 ‘쟈스민 혁명’이라 불리는 민주화 열풍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되어 이집트의 무바라크가 무너졌고 리비아 지도자 카다피의 40년 정권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집트와 리비아는 무력을 동원한 철권통치와 개인 우상화, 권력 세습에 이르기까지 여러 점에서 북한과 닮은 점이 많고 정치적으로도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철옹성처럼 여겨졌던 이집트의 무바라크가 무너지고 카다피의 운명도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대중 혁명이 북한에서도 가능할지 여부에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정치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은 독재정치와 물리력을 동원한 통치형식, 배타적인 민족주의를 통치 이데올로기로 내세우는 점에서 북한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또한 경제를 비롯한 모든 부문에서 국가발전이 정체되어 있고 일부 소수 특권층이 국가의 부를 독점하고 있으며 사회적 부패가 심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반면에 북한은 북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들에 비해 주민들에 대한 통제와 장악능력이 월등히 높고 이를 뒷받침하는 군사력을 갖추고 있으며 중국이라는 든든한 후견국이 있다. 북한 사회는 철저하게 폐쇄되어 있고 감시가 심해 주민들의 자유로운 이동과 집회가 어렵지만 북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들은 북한에 비해 개방되어 있고 서구 국가들과의 교류도 있어왔다. 
  그러나 지속되는 가난이 이번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주민 봉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듯 경제난과 주민 생활의 고통은 대중혁명과 주민 봉기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기아와 굶주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특히, 2009년 북한 당국의 화폐개혁 실패로 자기 재산을 빼앗겼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많이 늘었다는 점이 주민 봉기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들 상인 계층은 2009년 화폐개혁 때 개인 재산을 국가에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불만계층이기 때문에 대중혁명이 시작되면 주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 민주화 바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정보가 북한 주민들 사이에 더 많이 알려지면 북한의 민심도 요동칠 수 있다. 현재 북한에는 30만 대의 휴대전화가 보급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의 정보 전달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중동 지역에 나가 있는 북한의 간호사와 건설 인력의 입을 통해 중동 지역의 민주화 소식이 전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북한 당국은 중동의 민주혁명과 시위사태에 관련된 일체의 외부 소식을 단절시키는 조치를 취하면서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집트와 리비아 등지의 주민 봉기와 민주화 소식이 전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집 전화와 휴대전화를 차단하는 등 감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특히 외부 소식과 사회변화에 민감한 젊은 층을 대상으로 민주화 바람을 막고자 하는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물론 북한은 중동, 북아프리카와 다른 점이 많다. 교통과 통신시설이 이들 국가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정부에 반대하는 조직화된 대중 동원이 어려운 체제다. 그런 이유로 중동의 민주화가 북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한 사회에서는 과거와 다르게 주민들의 불만 표시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독재와 가난에 찌든 국가는 개혁을 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히고 결국에는 무너진다는 역사의 교훈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북한 당국은 임시방편으로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을 것이 아니라 시급한 경제난을 해결하고 북한 주민들의 생활과 기본권을 신장시키는 것이 국가를 유지하는 최선의 길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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