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이세돌 9단이 구글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인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1승 4패로 패하면서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국내 언론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호들갑스럽게 전달했지만, 20년 전인 1997년, 체스프로그램인 ‘딥블루’가 러시아 세계챔피언 카스파로스를 이긴 것을 필두로 해, 2013년 도쿄바둑대회에서 ‘크레이지 스톤’이 이시다 요시오 9단을 상대로 완승을 하면서 인간능력을 초월하는 인공지능의 출현은 예견된 사실이었다. 스티븐 호킹은 2014년 BBC와의 회견에서 “완전히 인공지능이 발달한다면 인류의 종말이 올 것이다”라고 단언했고, 현재 군수, 의료, 산업계에서는 인공지능이 상용화되어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이러한 현상을 이떻게 인식해야 하며,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13년 영국의 옥스퍼드대학에서 발표한 ‘고용의 미래’에서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20년 안에 직업 47%가 사라질 것이라 내다봤다. 올해 1월에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는 인공지능에 의한 기술의 융합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칭하며, 이로 인해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10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의 1~3차 산업과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제로 2014년 일본에서는 감정인식 휴머노이드 페퍼가 네스카페 매장 70여 곳에 배치됐고,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호텔에서는 인공지능 로봇 헨나가 접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계 자동화에 의한 로봇산업이 제조업 분야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했다면, 제4차 산업의 인공지능은 단순 사무직은 물론 고객 응대 서비스직이나 전문지식을 위주로 하는 의학, 세무, 회계 등의 인력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보스포럼, 영국 싱크탱크 네스타, 미국의 공용라디오 NRP 등은 위험 직업군들로 텔러마케터, 사서, 세무대리인, 은행원, 경기심판 등을 꼽고 있지만, 기술 진화의 속도와 범위, 영향력 등을 살펴보았을 때 이보다 더 많은 직업군이 더 빠른 시간 안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에 대한 무수한 담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재, 이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나 공포심을 느낄 필요는 없지만, 변화되는 시대에 대한 준비, 시선의 전환은 필요하리라 본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직업선택의 기준으로 설정됐던 직업의 안정성이나 고임금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 불확정성이 보편화되는 시대, 직업선택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 지금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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