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매일 새벽 그날의 첫 방송을 시작할 때 나오는 ‘애국가’의 배경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이 땅에 사는 우리는 물론이거니와 조국을 떠나있는 재외 동포들은 더 할 수 없는 감회와 절절한 향수에 젖게 된다. 모든 장면이 이 나라의 국민으로 자랑스러운 내용들로 채워져 있어서 볼 때마다 흐뭇하고 정겹다.
  편집자가 이 화면을 꾸미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를 첨삭하며 애썼을까 하는 생각에 엉뚱하게도 그 많은 자료화면들을 한꺼번에 ‘오버랩’ 시켜놓고 꽉 차버린 머리에서 나도 모르게 새어 나오는 말 한마디, ‘우리나라, 좋은 나라’는 필자만의 독백은 아니리라.
  정녕 오늘을 있게 한 역사들을 더듬어 먼 하늘 끝에 시선을 멈춘다. 역사는 어떻게 우리가 서 있는 이 땅에 이런 축복을 누리게 하고 있을까. ‘역사는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록해가는 것’이라고 설파한 어느 정치인의 기개가 우리의 옷깃을 여미게 한다.
  우리는 매년 3.1절, 광복절이면 순국하신 선열들의 얼을 기리며 계승, 발전시켜 가야 할 바를 확인하고 나라사랑의 결의를 가다듬는다. 또한 현충일에는 서울 동작동과 각 지방의 현충원에 모셔진 전몰장병들, 아직도 이름 모를 산하에서 비목도 하나 없이 잠들어 있는 무명용사들의 영전에 명복을 빌고 있다.
  거창한 역사가 아니더라도 우리를 흐르게 하는 세월의 여러 단면들이 이 땅에 서 있는 우리를 숙연케 한다. 그래도 우리는 내가 선 땅에서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궁리하고 저질러야 하는 생명으로 태어났다.
  비록 이 나라의 오늘이 있게 한 선배들에게 빚진 자로 태어났지만 후세에게는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조상으로 남아야 하겠다. 선배들이 이루어낸 조국의 광복과 눈부신 성장, 발전의 역사에 감사하면서 이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막중한 책임을 기억하자.
  폴란드의 피아니스트 쇼팽이 프랑스로 떠날 때 그 아버지가 소장하고 있던 은잔에 고향의 흙 한 줌을 담아주며 당부한 ‘너는 폴란드의 자랑이 되어라’라는 말은 지금도 고금의 귀한 교훈으로 전해진다. 
  우리가 선 땅에서 동덕의 딸들에게 간곡하게 일러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동덕의 딸들이여, 마침내 그대들의 날이 되어 동덕의 보금자리를 떠날 때 마음의 잔에 모교의 흙 한줌씩을 담아가며 “동덕의 영원한 자랑”이 되기를 다짐하는 세리머니가 학위수여식 행사 말미에 잇대어지는 그날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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