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5 수 09:21
> 뉴스 > 광장 > 한입에 책
     
굶주림에 고립된 사람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2016)』 - 장 지글러 / 갈라파고스 -
2016년 10월 05일 (수) 13:12:54 김진경 수습기자 wlsrud6843@naver.com

현재 지구상에는 10억 명 이상이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이로 인해 매 순간 죽을 고비를 마주한다. 하지만 유엔식량농업기구 FAO에 의하면, 지구는 120억 명의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충분한 농업 생산력을 가졌다. 이는 모든 사람이 하루 2,400-2,700칼로리를 먹을 수 있는 양이다. 그런데 이렇게 충분한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수많은 사람이 굶주림과 궁핍으로 고통받는 원인은 무엇일까.『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 장 지글러가 그 원인과 과정에 대해 대답한다.
우선, 이 책에서 굶주림을 뜻하는 ‘기아’는 그 원인에 따라 ‘경제적 기아’와 ‘구조적 기아’로 나뉜다. 저자는 경제적 기아를 돌발적인 재난·재해로 인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발생하는 기아라고 정의했다. 이는 수백만의 인구가 갑작스럽게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하는 경우로 국제적인 도움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한편, 구조적 기아는 장기간에 걸쳐 식량 공급이 지체된 경우를 말한다. 이는 외부적인 재해로 발생하는 것이 아닌 그 나라의 사회 구조가 빚어낸 필연적인 결과다. 경제발전이 더딘 데 따른 생산력 저조, 급수설비 같은 인프라의 미정비가 원인이 돼 발생한다는 것이다.
두 기아는 발생 원인은 다르지만 모두 식량 배급을 위한 국제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이 같다. 이에 혹자는 그렇다면 국제기구가 나서서 기아로 고통받는 이들을 도우면 되지 않겠냐고 말한다. 그러나 국제기구는 그렇게 전능하지 않다. 일례로 세계식량계획 WFP는 부유한 나라에서 지원하는 돈으로 곡물을 사서 식량이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WFP는 지원에 필요한 식량을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곡물 시장의 거래 가격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높기 때문이다.
곡물 거래가는 시장에 공급되는 곡식의 양과 반비례한다. 곡물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에 비해 곡식의 양이 적으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즉, 시장에 충분한 양의 곡식이 있다면 가격은 안정될 수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육식이 증가함에 따라 가축 사육에 엄청난 곡식이 소비되고 있어 시장에 공급되는 곡물의 양은 아주 적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연간 소비되는 옥수수 4분의 1은 소의 먹이로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세계 곡식 생산량 2위인 미국의 곡물 중 70%가 가축 사료로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시장에서 활동하는 일부 곡물 메이저 회사와 그 아래 투기꾼은 곡물 가격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 FAO에 따르면, 곡물 관련 거래의 98%가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라고 할 정도로 그들은 부정한 매매를 밥 먹듯이 일삼는다. 여기서 투기꾼은 메이저 회사에 고용된 사람으로, 시장에 곡물이 많을 때 과도하게 사들이는 역할을 한다. 그들은 가격이 최대한 높아지면 그제야 사재기했던 곡물을 시장에 내놓는다.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곡식의 품귀 현상을 인위적으로 유발하는 것이다.
이처럼 식량을 가지고 불법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과 많은 양의 곡식을 먹어치우는 가축이 있는 한, 지구의 기아 문제는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해결할 방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가축의 사료 문제는 동물을 키우는 방식을 달리하면 된다. 이를테면 소에게 사료가 아닌 풀을 뜯어 먹게 하는 자연 낙농법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투기꾼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제도를 구축하는 방법이 있다. 사들일 수 있는 양의 한도를 둬 투기꾼이 독점하는 것을 미리 방지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해결안이 나와 있는 상태지만, 아직도 일각에서는 ‘기아는 과잉 인구를 조절하기 위한 자연적 현상’이라며 이를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주장은 양심의 가책을 덜어내기 위한 변명일 뿐이다. 기아의 원인과 식량 지원 과정 속의 문제점은 이미 명확히 밝혀져 있다. 우리는 하루빨리 기아 문제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김진경 수습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동덕여대학보(http://ddpress.dongduk.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처리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02748) 서울특별시 성북구 화랑로 13길 60(하월곡동 23-1) | Tel 02-940-4241~4242
발행인 : 김낙훈 | 편집인 : 이지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지은
Copyright 2009 동덕여대학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dpress.dongd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