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사

기사를 쓰고 있는 11월 말, 3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할 ‘그 날’을 앞두고 있습니다.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임기의 끝자락에, 동덕여대학보를 사랑해주는 독자에게 마음을 전하려 글을 씁니다.

그간 제 대학생활의 대부분은 학보사에서 보냈습니다. 이때의 ‘대부분’이라는 시간은 주말이나 방학은 물론, 집안의 경조사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의도치 않게 가족과 친구들에게 소홀해졌나 봅니다. 3년간 그들에게 꽤 자주 ‘서운하다’라는 얘기를 들었고, 저 역시 이 때문에 참 속상했습니다.

기자 역시 잠시 거쳐 간 이를 포함해 4명의 동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각자의 이유로 학보사를 떠났고, 이 점은 오랜 시간 저를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인원이 줄다 보니 남은 기자들이 해내야 하는 일이 훨씬 늘어났고 특히 편집장이 되고 나서는 무언가를 같이 의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학보를 제작하는 일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수습기자였던 1학년 때는 선배에게 기사를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침 받으며 1년을 보냈고, 정기자가 되고 또 편집장까지 역임하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처음 학보사 문을 두드릴 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기사로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고도 흥미로운, 가치 있는 일이었습니다.

편집장으로 임하며 올해에는 더 많은 학우가 학보를 찾기를 바랐습니다. 우리가 이토록 노력해서 완성해낸 기사가 그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하고 싶은 말을 대변해주는 신문으로 자리 잡기를 기원하면서요. 돌이켜 보면 그 다짐과 기대만큼 이뤄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아직 학보에 무관심을 표하는 학우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학보사 페이스북이나 본교 대나무숲 페이지, 커뮤니티 사이트 ‘동감’에서 구성원과 소통하려 애쓰며 그들과 한 발 더 가까워졌음을 느껴 뿌듯합니다.

사실 기자가 33번의 신문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선, 그간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만난 소중한 인연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질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었음은 물론, 인생 전반적으로 소중한 것을 많이 배웠습니다. 또, 3년 내내 ‘바쁘다’라며 주시는 사랑에 보답하지 못했던 저를 끝까지 응원해준 가족과 친구들, 남자친구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기사를 잘 쓸 수 있도록 따끔하게 지도해준 많은 선배와 조교님께도 참 감사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부족한 선배를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보듬어줬던 후배 문아영 기자, 이지은 기자, 김규희 수습기자, 김진경 수습기자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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