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성을 중요시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스스로 자신만의 물건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는 기성품과 차별화된 고유의 것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액세서리부터 가구까지 그 분야가 매우 다양하고 포괄적이다. 이 중에서도 도자기는 이색적이고 실용적이어서 체험계의 스테디셀러로 주목받고 있다. 굳이 명산지를 방문하지 않아도 접근성이 좋은 도심의 도예공방에서 도자기 체험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자들도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공방을 방문해 일상에서 쉬이 접하지 못했던 물레를 사용해봤다.
 

도예공방별로 다르지만, 대부분 2-3만 원의 가격대에서 물레체험이 가능하다. 체험은 크게 ‘전문가와 함께하는 도예’, ‘자유 시간’ 그리고 ‘채색’ 순서로 나뉘며, 이 모든 과정을 마치기까지 총 2시간가량이 소요된다. 도자기를 만드는 자세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백자토 한 덩어리를 준비해 물레 정중앙에 고정한다. 이때, 백자토가 물레 위에서 움직이지 않도록 강하게 내리쳐야 한다. 또, 찰흙의 윗면보다 바닥 면적을 더 넓게 하는 것이 안정감을 높인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백자토가 잘 고착되면, 물 스펀지를 이용해 흙과 손에 적당량의 물을 묻힌다. 그러고 나서 발로 페달을 밟아 물레를 돌려야 하는데, 이때 느린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포인트다. 동시에 손으로는 엉긴 흙을 풀어주기 위해 덩어리를 쓸어내린다.

앞의 과정을 반복하면 찰흙의 모양이 산봉우리처럼 솟아오른다. 그러나 이 형태는 쉽게 금이 가고 형태가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일자 기둥 모양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손바닥으로 윗면을 천천히 눌러준다. 단, 이때 바닥 면도 같이 넓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여기서부터 도자기의 형태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때 손의 힘을 잘 조절해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 흙이 밀리지 않도록 틈틈이 손에 물을 묻혀준다. 손에 물기가 충분하면 흙의 윗부분을 자연스레 감싸 쥔다. 이때, 손아귀에 힘을 빼고 얹는다는 느낌으로 잡아야 한다. 그러고 나서 양 엄지를 정중앙에 위치시킨 후 안에서 바깥쪽으로 천천히 늘어뜨린다. 이는 도자기의 공간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많이 잡아당길수록 바닥이 넓어져 그만큼 부피가 커지게 된다.

이제 도자기의 두께와 높이를 설정하는 단계다. 한 손은 도자기의 내부를 잡고 다른 한 손은 도자기의 바깥 부분을 잡는다. 두 손의 힘을 같은 크기로 유지한 채 찰흙을 위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여러 번 반복할수록 도자기의 두께가 얇아진다. 그러다 본인이 원하는 정도의 두께 사이즈가 되면 디테일한 모양을 잡아준다. 다만, 그 두께가 너무 얇으면 도자기의 전체적인 중심이 흔들릴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도자기를 빚는 동안 수시로 물을 묻히기 때문에 모양이 완성될 때쯤에는 안쪽에 물이 고인다. 그래서 스펀지로 도자기의 안쪽 면을 쓸어서 고인 물을 흡수시켜야 한다. 이때, 스펀지의 거친 면으로 외부도 긁어주면 도자기에 결을 남길 수 있다. 이는 선을 그어준다는 느낌으로 스펀지를 잡고 아래서 위로 올려주면 된다. 다만, 손의 힘이 물레보다 약하면 스펀지도 함께 돌아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힘을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자기의 테두리를 매끄럽게 하기 위해서 부드러운 면 조각으로 그 부분을 긁어준다. 그다음에 나무칼과 낚싯줄을 사용해 도자기를 물레에서 분리하면 된다. 본 사진은 기자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직접 만든 도자기다.

만약, 도자기가 밋밋하다면 물감으로 색을 입힐 수 있다. 도자기를 간이식 물레에 놓은 후에 한 손으로는 물레를 돌리고 다른 손으로는 붓으로 갖다 대면 된다. 다만, 그전에 겉면이라도 마를 수 있도록 토치나 라이터를 사용해 3분 정도 구워야 한다.

이렇게 완성된 도자기는 양지 마른 곳에서 7일에서 10일 정도 건조 시켜준 뒤에 가마로 들어간다. 먼저, 투명한 유약을 바른 다음 850도의 전기 가마에서 초벌구이해야 한다. 이후에 도자기의 빛깔이 살색으로 변하면 유약 시유를 입혀 1,250도에서 재벌구이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마 온도를 천천히 내리면서 이틀 정도 식혀주면 일상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도자기가 완성된다.
 

도자기, 어디까지 써봤니?

도자기는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우선, 도자기는 친환경적인 특성을 갖는다.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그릇처럼 화학 공정을 거치지 않아 환경호르몬이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특징으로 인해 도자기는 식기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며 나중에 그 쓰임이 다해 버려지더라도 자연에 무해하다.
또한, 도자기는 구워진 후에도 점토 속에 있는 모래 알갱이 사이로 공기가 통하는 특징이 있다. 도자기 안의 음식이 썩지 않고 오래 저장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고 있던 우리 선조들은 도자기로 장독을 만들어 김치와 간장 등을 보관했다. 게다가, 음식의 온도가 지속되는 장점이 있어 뚝배기로도 많이 쓰였다.
이뿐만 아니라, 도자기는 잘 변형되지 않고 내구성이 뛰어나 실용적이다. 주변에서도 연필꽂이, 꽃병과 화분, 다용도 함으로 쓰이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놀라운 점은 도자기로 악기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오카리나가 대표적인 예인데, 도자기 오카리나는 타 재료로 만든 것보다 소리가 잘 나고 쉽게 망가지지 않는다. 
한편, 도자기는 특유의 고급스러움으로 오래전부터 예술에 사용됐다. 공예가가 직접 빚은 도자기는 적게는 며칠, 많게는 몇 개월의 시간을 거쳐 작품으로 탄생한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은 도자기 전시회나 박물관에서 선보여지며 전문가와 대중에게 그 예술성을 인정받는다.


공방에 다녀와서…
김진경 수습기자
도자기 공예는 손힘의 강약 조절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작업이다. 그만큼 돌아가는 물레 위에서 모양을 빚기 위해서는 오직 손끝에만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도자기에 몰두하다 보니, 주제 없이 떠돌던 잡념은 사라지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또, 주의가 조금만 산만해져도 도자기의 모양이 달라지는 게 마치 내면의 심리가 구현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기자는 체험이 끝난 후, 집 근처의 공방을 찾아봤다. 고도의 집중을 통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도예의 매력에 흠뻑 취했기 때문이다. 만약 쓸데없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면, 근처 공방에 찾아가 일일 체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간 다듬어지지 않았던 감정의 해답을 도자기를 빚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규희 수습기자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도자기 체험이었기 때문에, 공방을 방문하기 전까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만드는 과정 내내 만족스럽지 못했다. 물레 위치가 낮아 불편한 자세를 오래 유지해야 했고 손에 힘도 많이 들어갔다. 하지만 가장 아쉬웠던 점을 뽑으라면 실제로 본인이 체험해볼 기회가 적은 것이었다. 대부분의 과정에서 공예가가 많은 도움을 주다 보니, 참여자는 자신만의 도자기를 만든다는 의미와 보람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물론, 물레 체험은 일반인이 처음부터 잘할 수 없어 공예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하지만 체험은 최대한 참여자가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옆에서 조금씩 알려주는 방식으로 구성되면 더 좋지 않을까. 만약 직접 체험하는 것을 기대한다면, 물레 체험을 하러 가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규희 수습기자 kbie1706@naver.com
김진경 수습기자 wlsrud68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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