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2017년도 전체학생총회(이하 총회)가 오후 5시 30분부터 7시경까지 본교 운동장에서 진행됐다. 올해 총회의 정족수는 711명이었으며 당일 총 792명이 모여 무사히 성사됐다. 총회는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회칙에 따라 재학생의 10% 이상이 참가해야 하고 참석 인원의 절반이 찬성해야 안건이 의결된다.
이번 총회는 이전과 달리 ‘비상학생총회’라는 이름을 달고, 본래 진행되던 5월 하순경이 아닌 3월 말에 서둘러 이뤄졌다. 그 이유는 우선 지난해 학사구조 개편(이하 구조 개편) 논란이 있고 난 뒤, 올해 1월에 총학에서 주도한 학생 설문조사에서 많은 수의 학우가 구조 개편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공동집회, 서명운동, 수업거부 등 총회 이상의 강한 행동을 보였으면 한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더불어, 총학 역시 적어도 이달 말에는 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 제출돼야 하는 학사구조 개편안의 확정을 막고자 했다. 이에 총학은 2017 상반기임시전학대회에서 3월 비상학생총회에 대한 안건을 발의했고, 당시 대의원 141명 중 136명의 찬성으로 발의안이 통과됐다.
올해 총회에서는 ‘동덕인 요구안 채택의 건’과 ‘동덕인 공동행동에 관한 건’이 안건으로 논의됐고, 두 가지 모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요구안으로 채택됐다. 학생들은 사전에 배부된 비표를 들어 찬반을 표명했다.
동덕인 요구안 채택의 건에서 총학생회는 △학과통폐합 전면중단 및 학사관련 협의체 개설 △동덕인성교육 순차적 폐지 △교비회계 사용 상세내역 공개 의무화 △평의원회 학생참여 보장까지 총 4가지 안건을 논의했다. 또한, 각 단과대는 △스쿨버스 폐지 반대 △정교수 및 조교수 인원 확충 △일체형 책걸상 전면 교체 △학교 포털 시스템 모바일 지원 및 시스템 오류 개선을 공통으로 요구했다. 이어서 각 단대별 세부 요구안도 함께 의논됐다.
동덕인 공동행동에 관한 건에서는 학사구조 개편이 시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학생들이 공동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총학은 두 가지 안을 마련했는데, 4월 5일 하루 동안만 수업거부를 진행하는 것과 학사구조 개편안을 제출해야 하는 5월 전까지 매주 1회 정기적인 집회를 갖는 것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전자는 학교 측에 큰 압박을 가할 수 있으면서도 단 하루만 시도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어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결국, 720명 중 480명의 찬성으로 수업거부가 공동행동으로 의결됐다.

수업 거부에 945명의 학우 동참해
총회가 성공적으로 폐회되고 일주일 뒤인 지난 5일, 총학은 곧바로 학사구조 개편을 저지하기 위한 수업거부에 돌입했다. 당일 수업 거부는 저항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두가 공동으로 행동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참여의 여부는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 총학은 수업거부에 동참한 학생들을 위해 1교시부터 6교시까지 △다양성 영화제 part.1 △‘진짜’ 동덕인성교육 △학과통폐합 저지와 학생요구안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 △다양성 영화제 part.2 △동덕런(런닝맨) 등 다양한 대체 활동을 준비했고, 총학의 인장이 찍힌 공결요청문을 제공했다. 이 공결요청문은 당일 아침 8시 30분부터 6시까지만 배부됐다. 또한, 총학은 전체 교수에게 메일로 수업거부와 관련된 호소문을 전달했다. 이에 일부 교수는 학생들과 뜻을 같이 한다는 의미로 수업을 진행하지 않기도 했다.
이날 수업거부에 동참한 학생은 총 945명으로 집계됐고, 처음으로 학생들이 함께 행동하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실제로 당일 교내 커뮤니티 사이트 동감(dong-gam.net)에는 모두가 한 마음이 돼 어떤 행동을 동시에 시도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는 반응으로 뜨거웠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운 점도 존재했다. 총학이 나눠준 공결요청문은 정식 공결문은 아니었기 때문에, 결국 교수의 재량에 따라 학생의 결석 여부가 판가름 난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수업거부에 참여하면서도 성적에 피해를 받을까봐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수업거부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김춘경 학생처장은 학보사와의 인터뷰에서 “수업거부는 교권이 침해될 수 있는 사안이라 총학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했다. 게다가 총학은 학교 측에 요구안을 먼저 말하지도 않고 바로 수업거부를 시도해 당혹스러웠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현재 학사구조 개편은 학생은 물론 교수들과도 협의가 끝나지 않아, 사실상 일시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이희준 총학생회장은 “총회가 끝나고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뒤에 공동 행동을 시도해서 여러 모로 부족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학교 측과 여러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학우가 직접 나서 학사구조 개편 반대의 의지를 보였다는 것,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학우가 참가해줘서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라며 총회와 수업거부를 진행한 소감을 밝혔다.
글ㆍ사진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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