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도권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15%로,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본교의 기숙사 실정은 전체 학생 7,000여 명 중 200여 명 밖에 혜택을 받지 못해 수용률이 4%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더욱 심각한 상태다. 그러다 보니, 학교 측은 기숙사생을 선발할 때 서울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교와 거리가 먼 경인 지역을 거주지로 하는 학우를 제외할 뿐만 아니라, 성적 반영기준을 높이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 학생은 자취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 하는데, 월세가 높아 자취방을 얻기도 쉽지 않다. 서울 지역 대학가의 원룸 월세 평균은 약 49만 원으로, 대학가가 아닌 지역보다 약 10만 원 더 비싸기 때문에 청년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월세를 해결한다고 해도 입주가 이뤄지지는 않는다. 보증금이라는 또 하나의 큰 산을 넘어야하기 때문이다. 보증금은 월세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대비해 계약 전에 임대업자에게 내는 돈이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 필요한 평균 보증금은 1,450만 원으로, 학생 스스로가 부담하기에는 상당히 많은 액수다.
이에 따라 학생이 주거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된다. 실제 자취를 하고 있는 기자는 주거비를 벌기 위해 학기가 진행되는 지금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다. 아르바이트 구직 포털 사이트 알바몬의 2016년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2,557명 중 82.8%가 주거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뿐만 아니라,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해 휴학까지 감행하면서 돈을 마련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니 대학생은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월세를 찾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일부 임대업자는 서로 담합해 비슷한 가격의 월세를 책정하고, 학기마다 동일한 비율로 월세와 관리비를 올린다. 학생은 더 열악한 환경의 주거공간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창문이 없고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고시원으로 이사해 주거비를 줄인다.
대학생이 내몰릴 곳은 더 이상 없다. 따라서 국가와 대학이 청년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 정부가 임대업자의 담합을 제도적 규제를 통해 막고, 대학이 기숙사 증축을 이뤄냄으로써 주거공간 문제로 고통 받는 학생이 줄어들 것이다. 방학이 다가오는 지금, 벌써 다음 학기에 지낼 곳을 걱정해야 하는 대학생이 너무나 많다.
 

고주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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