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학우들을 괴롭힌 학사구조 개편의 주된 원인이었던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이하 2주기 평가)’의 확정안이 이달 하순 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그동안 2주기 평가는 평가지표에 대한 각종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교육부는 각 대학으로부터 불만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수정하기 위해 기본안이 나왔던 3월 초부터 지속해서 공청회를 진행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9월 27일, 교육부가 진행한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2차 의견수렴 설명회를 끝으로, 사실상 수정이 완료됐다.

  교육부가 1, 2차 의견수렴을 통해 검토한 내용은 크게 3가지로, △대학의 평가부담완화 △교육의 핵심인 교원 질 제고로 교육 여건 개선 △법인의 책무성 및 대학 운영의 건전성 제고다. 본 검토 내용을 바탕으로 교육부는 2주기 평가의 평가지표를 수정했다. 바뀐 평가지표에는 △대학 특화 전략(현. 발전 계획 및 성과) △법인 책무성 △ 전임교원확보율 △학생충원율 등이 있는데, 이 지표들은 각각 배점, 만점 기준, 페널티 수준, 평가 위치(1, 2단계) 등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표 참조*)


  특히나, 학사구조 개편이 철회될 당시, 낮은 점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되던 ‘대학 특화 전략’ 지표는 ‘발전 계획 및 성과’라고 지표명이 바뀌면서 배점이 8점에서 2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또한, 원래는 2주기 평가의 2단계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법인 책무성’ 지표는 1단계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총학생회는 이 변화를 근거로 지난달 본교에 법인 책무성을 요구하는 서명보고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지표가 눈에 띄게 수정되면서 우리 대학의 대비 전략에도 큰 변화가 시작되는 중이다. 우선, 본교는 평가를 위한 조직으로 △연구위원회(보고서 집필 위원회) △기획처 △비상대책위원회 △PwC컨설팅(지난 9월까지만 협업함)를 구성해놓았고, 대학 본부의 직원도 충원했다.


  더불어, 교육혁신원을 설립해 역량 체계를 정립하거나 지속적인 성과 개선을 위한 환류 시스템을 고안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본교 전략평가실 원지성 실장은 “학내 구성원 모두가 여러 방면에서 최대한 노력한다면, 좋은 평가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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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3일, 교육부는 2주기 평가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본 평가는 줄어드는 학령인구에 맞춰 대학의 입학 정원을 축소하고,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박근혜 정부 때부터 시행된 정책이다. 수치로 비교하는 정량지표와 계수화할 수 없는 정성지표로 평가 기준이 구성되며 이에 따라 대학의 등급이 매겨진다. 해당 등급에 따라 대학은 정원을 자율 조정하거나 감축한다.


  1주기 평가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됐다. 이때 본교는 A부터 E등급까지 중 C등급을 받아 정원의 7%를 감축한 바 있다. 현재 시행되는 2주기 평가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이뤄진다. 이에 지난 3월 교육부는 2주기 평가의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등급이 낮아짐에 따라 점점 많은 인원을 감축해야 했던 1주기 평가와는 다르게, 2주기 평가는 상위 50% 이상이면 자율적인 조정 즉, 정원을 감축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대신, 이 50%에 들지 못하면 X, Y, Z등급에 속하게 돼 집중적인 인원 감축을 겪게 된다. 이 50%는 권역별로 나뉜다. 즉, 우리 학교는 서울에 속한 학교끼리 경쟁하게 된다는 것이다. 


  ‘50% 안에 들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은 1단계 평가다. 2주기 평가는 1단계와 2단계 평가로 나뉘는데, 2단계 평가는 1단계에서 탈락한 하위 50%의 학교가 치르는 것이다. 1단계 평가는 내년 3월 교육부에 제출하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이때 교육부는 대학이 앞으로 어떠한 계획을 실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평가에 반영하지 않고, 2015-2017학년도에 쌓은 실적을 토대로 평가한다. 따라서 이번 학기가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대비하기 위해 실적을 쌓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렇다면 2주기 평가를 앞둔 본교의 실적 상황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전략평가실 원지성 실장에 따르면, 정성지표는 만점 기준이 없기 때문에 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정량지표를 포함해 결과를 예상해본다면 본교는 현재 서울권 학교 내 50% 안에 들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에 그 이유를 묻자, 박상우 전략평가실 직원은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가 발표된 2016년에 우리 학교가 C등급을 받았다. 그런데 그 밑의 등급을 받은 학교는 국가가 컨설팅업체를 지원해줬고, 그 결과 많은 D등급 학교가 혁신에 성공해 현재 B등급 정도에 있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즉, 우리 학교는 C등급을 받고 난 후 2주기 평가를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금이나마 희망적인 것은 현재 2주기 평가의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50%에서 60%로 그 기준이 낮아질 거라는 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올 초 구조개혁평가위원회 위원장이 60%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한 적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 힘입어 본교는 서울권 대학 66개 중 60%보다 조금 높은 38등을 목표로 두고 현재 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발전 계획 및 성과’, 8점에서 2점으로 수직 하락해
  지난 3월, 2주기 대학구조개혁 기본계획 공청회가 있었던 이후로 의견수렴이 두 차례 더 진행됐다. 두 번의 의견수렴에서 지표 몇 가지가 수정됐다. 바뀐 지표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특성화 계획 또는 전략의 발전 계획 수립·추진·성과’ 지표다. 지난 5월 학생들의 반발로 본교가 학사구조 개편을 시행하지 않기로 하면서, 2주기 평가를 앞둔 우리 학교의 분위기는 지금보다 더욱 좋지 않았다. 학사구조 개편이 해당 지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발전 계획 및 성과’ 지표가 의견수렴을 거쳐 8점에서 2점으로 하락했다. 본교의 입장에서는 희소식인 것이다. 


  ‘법인 책무성’ 지표는 2단계 평가에 새롭게 생긴 뒤,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1단계 평가지표로 바뀌었다. 대학 운영의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교육부가 도입한 이 지표는 대학 법인의 법인전입금과 법정부담금을 평가하는 지표다. 법인전입금이란 법인이 자율적으로 내는 돈이며 법정부담금은 법인이 대학에 내야 하는 필수적인 금액이다. 법정부담금을 평가할 때는 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돈의 100%를 내지 않아도 만점을 받을 수 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학교 법인마다 재정 현황이 다르기 때문에, 서울 내 대학이 내는 수준의 평균값 이상만 지급하면 만점을 줄 거라는 예상도 많다.


  한편, 총학생회는 지난달 19일에 진행됐던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법인 책무성을 높이기 위해 법인전입금과 법정부담금을 납부하라고 요구했으나 “투자하는 비용에 비해 점수 폭이 매우 적다”, “법인 관련 일이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라는 대답을 들은 적 있다. 법인 책무성에 대해 원 실장에게 문의하자 그는 “현재 법정부담금이 100%를 달성하지 못하지만, 이 지표에 대한 만점 기준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박 직원은 “본교 법인 자체의 재정적 능력이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서도 서울 내 주변 여대에 비해서는 우리 학교의 법인이 많이 내는 것으로 파악된다. 법인이 돈을 내는 데 있어 회피하지 않으면서도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이 외에도 ‘전임교원 강의담당비율’ 수치가 없어지고 ‘수업 관리의 적정성 및 성과’ 부문이 1점 올랐다. 또한, 전임교원확보율과 학생충원율의 배점이 2점씩 높아져 각각 10점이 됐다.  

 

본교는 평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현재 평가를 대비하는 조직은 △연구위원회 △기획처 △비상대책위원회가 있다. 연구위원회는 6월에 조직됐으며 내년 3월 교육부에 제출할 보고서를 집필하고 분석한다. 본교가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 해결해야할 지를 고민하는 곳이다. 기획처는 전략평가실과 발전기획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여러 사업을 기획하고 지원하는 곳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총장과 처장단으로 구성된 위원회며 지난 8월에 만들어졌다. 또한, 60억 원이 넘는 추경 예산을 확보했기에 이를 어디에 편성할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학사구조 개편과 관련해 컨설팅해준 PwC가 분석한 우리 학교의 특성화 부문은 패션디자인, 방송 및 공연예술, 실용음악, 친환경 화장품이다. 대내외 경쟁력, 융복합 다양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본교는 특성화를 중심으로 2주기 평가를 대비하고 있다. 원 실장은 “학교가 잘하는 부분을 키워나가는 건 합리적인 선택이다. 특성화 분야가 정해졌고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 재정 투자는 기관인증평가에도 도움이 된다. 기관인증평가에는 등록금을 더 많이 내는 학과의 학생에게 그만큼의 혜택이 돌아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항목이 있다. 그동안 자연대나 예대 등에 지원하는 기자재비가 좀 부족했었는데, 이번에 특성화 분야의 지원을 늘리면서 동시에 이 항목도 대비하려는 게 학교의 계획이다.


  학교 측에 따르면, 특성화 분야를 지원하기 위한 방법은 우선 기자재를 늘리는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는 ‘미디어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이 현재 논의되는 중이다. 이는 공연예술대학, 디자인대학 등이 융합해 문화예술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으로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 아직 확정된 바는 없지만, 프로필 사진 등을 촬영할 수 있는 복합 스튜디오와 녹음실, 방송실 등이 생겨 학생이 자율적으로 해당 장소를 방문해 문화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계획안 중 하나다. 이 공간은 특성화를 하기 위한 기자재 증축에 해당하지만, 만들어진다면 특성화하려는 학과 외의 인문·사회 계열의 학생들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될 것이라 예측된다. 


  이 외에도 본교는 ‘수업 관리 및 학생 평가’, ‘재정·회계 안정성’ 등의 정성·정량지표를 대비하기 위해 규정을 보완하고 있다. 학교 운영에 대한 피드백이 반영되도록 하는 ‘환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기존의 우리 학교는 규정이 많이 미비한 상태였다. 규정이 있어도 그것을 지키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피드백 절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학교 운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따라서 현재 본교는 주먹구구식의 학사 운영이 아니라, 시스템적인 운영이 될 수 있는 규정을 새롭게 기술하고 있다.


  또한, 본교의 약점인 학생충원율을 채우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논의되고 있지만, 우선 총장과 학생 간 정기적인 만남의 자리를 여는 것이 하나의 계획안이다. 이러한 교류의 장을 열어 학생충원율 부분을 보완한 다른 학교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낙훈 총장이 정기적인 만남의 자리를 만들자고 말한 적도 있었다. 이에 박 직원은 “김 총장의 말에 힘입어 우리도 어떠한 방법으로 교류의 장을 만들지에 대해 현재 고민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 부분이 실행되면 ‘구성원 참여/소통’이라는 항목도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원 실장은 “약 남은 2달 동안 모든 걸 쏟아부어 이 평가를 대비하겠다. 구성원이 실질적으로 ‘우리 학교가 변화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을 수준의 변화를 시도해보겠다”고 말했다.


  평가에 대한 학생과 교직원의 관심 그리고 열린 마음이 모여야 앞으로 2달간 많은 실적이 쌓일 수 있다.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대한의 노력을 한다면 정원 감축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김규희 기자 kbie17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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