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뉴스에 이름이 언급되는 것은 물론,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락내리락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 MB다. 심지어는 그를 위한 헌정 곡도 나왔다. 이승환의 ‘돈의 신’이라는 노래에는 ‘나는, 나는 돈의 신. 오, 나의 개돼지’, ‘니가 하면 사기, 내가 하면 사업’이라는 가사가 등장한다. MB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풍자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다. 그는 시민을 천민으로 생각하며 전 국민적인 사기를 저질렀고, 돈을 끌어모았다. MB가 국민의 돈으로 30조 넘게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기도 하다. 30조가 넘는지 안 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액수가 뭐 그리 중요하겠나. 그가 잘못한 사실은 변함없고, 진실은 꼭 밝혀진다.
 

  돈을 사랑한 MB는 돈을 위해 권력을 얻었다. 그는 대통령 자리에 오르자 권력을 사유화했다. 자기 혹은 친인척이 보유한 토지 근처에 뉴타운 사업을 진행하는 방법으로 땅값을 올리고, 4대강 공사가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 몇몇 기업과 담합해 최소 1조가 넘는 수익을 챙겼다. 이 외에도 농협이 대출해준 돈으로 분양사기를 저질러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BBK라는 투자자문 회사를 세운 뒤 주가를 조작해 시민의 돈을 긁어모았다는 의혹도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돈도 돈이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MB는 돈의 수단인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국가 기관인 국정원을 동원하고 검찰을 포섭해 공작을 펼쳤다. 정권에 반대하는 유명인이 있다면, 유언비어를 만들어 댓글로 퍼트리고 여론을 조작했다. 실제로 정권에 비판하는 특정 연예인이 마약을 투약한다는 근거 없는 소문을 만들어 퍼트렸다. 게다가, MB시절 국정원은 좌파 연예인으로 분류한 배우 문성근 씨와 김여진 씨의 얼굴에 나체를 합성해, 보수 성향의 커뮤니티에 유포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의 압박은 박근혜 정부가 지원금을 막음으로써 문화예술인의 활동을 막았던 것보다도 더욱 치졸하고 무서웠다. 피해자들은 정신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워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배우 김규리 씨는 지금도 트라우마에 시달려 검찰에 나와 증언하는 것조차 두렵다고 언론을 통해 전한 바 있다.


  이렇게 MB의 댓글, 여론 공작의 결과는 참혹했다. 여론을 조작하는 국정원의 손길이 멈춘 지금도, 그들이 주입해놓은 선전이 남아있어 생각을 조정 당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정신을 빼앗긴다는 것은 겉으로는 그 결과가 심각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사실은 가장 영향력 있다. 어쩌면 전두환 정권이 행사했던 물리적인 폭력보다 그 결과가 더 참담할 수 있다. 이명박표 공작은 변화된 사회의 모습에 맞춰 더욱 은밀하고 치명적인 방법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편, MB의 흔적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이명박을 재수사하자는 여론도 크게 일고 있다. 경향신문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라는 물음에 77.9%가 ‘수사해야 한다’라고 응답했다.


  아울러 MB에 대한 고소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피해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에 임한 김미화 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끄러움 없이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이 현실이 정말 어이 상실이다”라며 “요즘 젊은 사람 말대로 실화냐?”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하겠다”라고 전했고, 지난달 25일 김 씨를 포함한 몇몇 문화예술인이 모여 MB를 고발했다. 이 외에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소에 참여하는 등 잇따른 고발에 MB가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모습이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정세에 마음이 조급해졌는지, MB는 지난달 말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러한 글을 올렸다. ‘안보가 엄중하고 민생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든 시기에, 전전 정부를 둘러싸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일어나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이러한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결국 성공하지도 못한다’. 과연 성공하지 못할까? ‘옳음’을 추구하는데 실패할 이유가 없다. MB는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더욱 악랄한 국정농단을 저질렀고, 앞서 언급한 문화예술인 외에도 정치인과 언론인 등 수많은 사람을 사찰해 민주주의를 흐리게 했다. 이러한 점에서 MB 재수사는 퇴행과 정치보복이 아니라, 썩은 대한민국을 바로 잡는 당연한 수순이다. 성공할지는 한 번 두고 보자. 진실은 꼭 밝혀진다.


김규희 기자 kbie17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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