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을 방출한다는 물질 ‘라돈’이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침대에서 검출됐다. 방사선은 우리 몸에 노출될 경우 암을 유발하기 때문에 우리는 평소 방사선 물질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유해성 때문에 현재 벌어진 ‘라돈 침대’ 사태가 더욱 시민들의 주목을 받는다. 방송사와 정부는 라돈의 위험성 유무를 놓고 논쟁을 펼치고 있으며 국민은 무엇이 진실인지 몰라 혼란스러운 가운데 방사능 피폭 두려움에 떨고 있다.


  평소 음이온이 건강에 좋다는 말을 쉽게 들었을 것이다. 이번 라돈 침대는 음이온을 방출한다는 ‘모나자이트’라는 성분이 포함된 채 제조됐다. 그리고 이 모나자이트라는 성분에서 폐암 유발 물질인 ‘라돈’이 배출된 것이다.


  국내에는 음이온을 방출한다는 공산품 특허가 약 18만 개 정도에 이른다. 특허 내용을 보면 모나자이트는 음이온 및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물질로 음이온 및 원적외선 방사 효과가 있다거나 체온 상승과 혈액순환 및 신진대사 촉진, 성인병 예방 등에 효과가 존재한다고 홍보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아직 음이온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연구논문조차 없다. 우리는 그것이 어느 성분인지도 모르고 마냥 좋은 것으로 생각하면서 아무런 의심 없이 사용해왔기에 이번 라돈 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


  음이온 제품들의 주원료이자 이번 라돈 침대에도 사용된 방사성물질인 모나자이트는 음이온 팔찌나 모자, 마스크, 침구류 심지어 생리대에까지 우리 생활 속 아주 깊숙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에 비록 미량이라도 그 유해성 여부를 확인해야 마땅하다.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하고 손을 놓고 있다면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언제 어디서 다시 나타나 국민 건강을 위협할지 모른다.


  모나자이트라는 물질이 유통되고 제품으로 만들어져 국민이 사용하는 동안 정부는 소극적이고 안일한 대처로 일관했다. 지금부터라도 범정부 차원에서 객관적인 조사를 하고 그에 합당한 장단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 또한, 이참에 우리가 잘 모르고 넘어간 생활 속 유해물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법적, 제도적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아무도 모르게 라돈이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침묵의 살인자’로 다가왔다. 아무 근거 없이 건강에 좋다면 다 믿는 국민의 인식변화가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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