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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에 사는 A(54) 씨는 요즘 부쩍 영양제에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그는 영양제를 사기 위해서 멀리 있는 큰 약국까지 가야 한다. 막상 오랜 시간을 투자해 약국에 가면 적은 양의 영양제뿐이다. 또한, 영양제의 종류도 적고 비쌀 뿐만 아니라 매장에 사람이 많아 마음 놓고 고르지도 못한다. 이에 요즘 A 씨는 영양제를 사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다.


  여기 A 씨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을 위한 쇼핑 공간이 있다. 바로 창고형 마트다. 이곳에서는 거의 모든 상품이 대용량으로 판매되며 가격 또한 합리적이다. 회색의 벽과 파이프가 보이는 천장 그리고 넓은 면적과 상자 째 진열된 물건들까지 창고형 마트에서 쇼핑할 때면, 마치 물류창고에 와 있는 느낌을 받는다. 넓은 면적만큼 크고 넓은 카트 및 진열대가 마련돼 있기도 하다. 심지어 과일부터 위생용품과 학용품 심지어 진열대까지 모두 큼직큼직해 사람이 많은 주말에도 여유롭게 쇼핑할 수 있다.


색다른 느낌으로 쇼핑할 수 있는 창고형 마트
  창고형 마트에서 대용량으로 파는 물건들은 품질도 꽤 좋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여기에 가격까지 싸다. 흔히 말하는 가성비 있는 제품이 많은 것이다. 한 가지 예시가 바로 먹거리다. 양이 많으면서 값도 싸고 또, 맛있는 창고형 마트의 음식은 종종 SNS에 ‘코스트코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먹거리’와 같은 제목으로 게시되기도 한다.


  이곳에는 대형마트처럼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이 거의 없다. 대신 많은 물건이 상자 째 진열돼있다. 대형마트의 가전제품 매장에는 상품을 1-2대밖에 진열해놓지 않아 물건을 살 때 직원을 불러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마음에 드는 물건이면 무엇이든 직원의 도움 없이 가져갈 수 있다. 또한, 수시로 직원이 제품을 채우는 일도 없다. 누군가를 불러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수시로 비켜주지 않아도 돼 자유롭게 쇼핑한다는 느낌이 든다.


  아울러 창고형 마트에 들릴 때면 항상 새로운 물건이 나타난다. 식품, 의류, 가공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 수입 상품이 들어와 있다. 다양한 물건이 무슨 브랜드인지, 어떤 맛인지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입 제품을 사는 것은 마치 랜덤 박스를 뽑는 것처럼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다.


우리나라 소비자에 맞춘 한국형 창고형 마트
  창고형 마트가 유행하면서 우후죽순 퍼진 것은 몇 년 안 됐지만, 20여 년 전부터 이미 우리나라에는 외국계 창고형 마트인 코스트코가 있었다. 반면, 고작 8년밖에 안 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우리나라 문화에 맞는 창고형 마트를 만들었기에 유행을 선도할 수 있었다.


  우선,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결제 수단에 제한이 없다. 하나의 카드와 현금으로만 결제가 되는 코스트코보다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결제 방법을 익숙하게 정했다. 이는 경쟁력을 높인 요인이라고 손꼽힌다. 또한, 코스트코에서 물건을 사려면 위해선 매년 연회비를 지불해야 하고, 연회비를 내는 보인이 쇼핑 현장에 있어야만 상품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연회비가 없다. 그래서 누구나 다 쇼핑할 수 있다. 이는 연회비를 내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소비자들을 생각한 결과이다. 아울러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구성은 코스트코보다 훨씬 단순하다. 코스트코가 창고 그대로를 옮겨놓은 느낌이라면,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좀 더 정리되고 세련된 느낌의 창고다. 창고형 마트에 낯선 우리나라 소비자를 배려했다.


  창고형 마트가 유행하면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창고형 마트인 홈플러스 스페셜과 마켓 D를 런칭했다. 이 두 매장은 창고형 마트에 색다른 구성을 접목했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대형마트와 창고형 마트가 결합한 형태로 1인 가구와 대용량을 원하는 사람을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매장이다. 이 매장에서는 적은 양의 제품과 대용량의 제품을 같이 판다. 또, 롯데마트의 마켓 D는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에 공을 들였다. 인건비, 포장비를 최소화하여 가격을 최대한 저렴하게 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가성비 있는 물건이 가득한 새로운 소비 공간이 생겼다. 하나의 모습에 멈추지 않고 발전하며 우리나라의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창고형 마트를 기대해보자.

김현지 기자 guswl59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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