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글세 내고 돈 없을 때 밥 대신에/자장면 먹고 후식으로/아메리카노 좋아 좋아 좋아’ 돈이 없을 땐 밥 대용으로 먹는다는 내용의 가사는 다듬지 않은 날 것 그대로다. 윤철종, 권정열 두 사람으로 이루어진 그룹 10cm는 첫 정규 앨범을 내고 인디가수로는 드물게 1만 장의 흥행성적을 올렸다.
인디(Indie)가수는 처음엔 주류, 전통과 차별화된 음악을 하는 음악인들을 부르는 말이었다. 현재는 메이저 음반 업체가 아닌 독립적인 유통망을 통해 음반을 발매하는 레이블의 개념으로도 사용되고, ‘스스로 음악을 제작하고 활동하는 음악인, 대중문화의 아웃사이더’를 지칭하는 말로도 쓰인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인디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언더그라운드 장르였던 음악이 홍대의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다. 당시 이전과는 차별화된 무언가를 찾던 사람들은 자극적이면서도 새로운 인디음악에 열광했다. 현재는 장르도 다양해졌고 지상파 방송에서도 심심치 않게 인디가수의 무대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월디페, 소통만의 문제는 아니야
  

▲ <2010 월드디제이 페스티벌> 출처: 네이버 이미지
인디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큰 행사 중 하나인 <월드 DJ 페스티벌(이하 월디페)>가 출연진들의 개런티 문제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월디페의 주최인 상상공장의 ‘노개런티’ 발언 때문이었다. 월디페의 주취인 상상공장은 유명 아티스트에게는 출연료를 지급하지만 다른 일부 아티스트에게는 교통비 목적으로 지급되는 10만 원의 비용 말고는 출연료를 지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불공정한 대우에 분노한 일부 아티스트들은 공연에 불참할 것을 선언했고 정식으로 캐스팅된 유명 아티스트들 중 일부도 출연 거부의사를 밝혔다. 그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거부의사를 밝힌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월디페는 일인당 2~12만원의 티켓 값을 받는 상업행사임에도 유명 아티스트와 그렇지 않은 아티스트를 다르게 처우했기 때문이다. 인디음악계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아티스트들에 대한 고질적인 관행의 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대형행사에서 아티스트들에게 행해지는 불공정한 대우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이 비주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
   대학생 강다예(22) 씨는 주말만 되면 인디밴드의 공연을 보러 간다. 아이돌에 한참 빠져있던 강 씨는 우연한 기회에 인디 공연을 보게 된 후 한 달에 적게는 다섯 번, 많게는 열 번의 공연을 간다. 한 공연에 적어도 만 오천 원 선의 티켓 값을 낸다. 좋아하는 인디밴드도 생겼다. 매번 공연을 가다보니 밴드의 보컬과 안면까지 튼 사이다. 강 씨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밴드활동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홍대에서 클럽 공연을 본다. 관객은 공연 하나당 적게는 몇 천원에서 많게는 2~3만원의 티켓 값을 지불하지만 정작 공연자에게 돌아가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1인 인디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본명 이진원)’이 뇌출혈로 사망했다. 당시 인디계에서 유명세를 타던 이 씨의 죽음으로 인디가수의 권리와 생계에 대한 문제가 다시 표면으로 떠올랐다. 현재 인디가수들은 애써 제작한 음원이 헐값에 팔리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인디 음반 시장에서 판매된 수익은 대부분 가수가 아닌 제작자에게 돌아가는 실정이다. 숨진 이 씨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글 중 ‘다음 앨범을 내기 위해 글은 쓴다’는 구절에서 비주류 음악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불공정한 수익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몇몇의 인디가수들은 자신들이 직접 음반을 제작, 판매한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음원의 수익구조만은 아닐 것이다.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