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이라는 단어를 통해 알 수 있듯, 이제는 일만큼 휴식의 중요성도 강조하는 분위기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밀린 잠을 해치우는 것과 같은 소극적인 방식을 넘어 생산성을 가진 적극적인 휴식으로 드러난다. 하루 동안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배우는 원데이 클래스가 바로 그 예다. 각자의 취향을 따라 가죽 공예부터 향수까지, 기자들이 원데이 클래스를 직접 체험해봤다.
정보운 기자 bounj0719@naver.com
정채원 기자 jcw990531@naver.com
하주언 기자 gkwndjwn2@naver.com
 
 
천천히 한 땀 한 땀, 
가죽 공예 원데이 클래스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도 좋지만 가끔은 여유로움에 목마를 때가 있다. 온전히 나만의 속도를 느끼고 싶어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를 찾아보던 중, 가죽 공예를 발견했다. 안 그래도 카드 지갑이 필요했었는데 이왕이면 나만의 카드 지갑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 가죽 공예 원데이 클래스를 신청했다.
  이른 오후, 예약해 둔 당산에 위치한 가죽 공방에 도착했다. 아기자기한 공방의 인테리어에 눈을 뗄 수 없었다. 도착하고 처음으로 해야 했던 것은 샘플 가죽에 바느질할 구멍을 내는 연습이었다. 미리 표시된 선을 따라 옆으로 넘어가지 않고, 바늘이 눕히지 않게 구멍을 뚫는 정교한 작업이었다. 바느질을 해보지 않아 속도는 더뎠지만, 그 속에서 최대한 여유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여러 차례 연습 후, 미리 골라 놓은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라이트 베이지 색상의 가죽에 동그란 구멍을 내기 시작했다.
  구멍 뚫기 작업이 끝나고 바느질할 실의 색상을 골라 자리를 옮겨 앉았다. 구멍이 나 있는 가죽에 바느질할 차례였다. 처음에는 순서가 헷갈리고 바늘에서 실이 자주 빠지거나 가죽의 두꺼운 부분에 바늘이 잘 꽂히지 않아 손도 욱신거렸다. 하지만 계속하다 보니 손에 익었는지 금세 재밌어졌다. 마지막으로 고동색 잉크를 종이에 조금 덜어내 작은 스펀지로 카드 지갑 끝부분에 톡톡 두드려 주며 색을 입혔다. 거기에 선생님께서 나만의 로고까지 새겨 주시니 드디어 유일무이한 카드 지갑이 완성됐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 느긋한 움직임은 일상의 활력소가 되곤 한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면 가죽 공예에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음도 정리하고 나만의 소품도 생기는 일거양득이 아닐까.
 
자급자족 향기로운 라이프! 
석고 방향제 원데이 클래스
 
  인간은 좋은 향기를 맡을 때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거나,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린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이렇듯모든 이들은 자신만의 공간에서 좋은 냄새가 나길 바란다. 좋아하는 향으로 내 방을 가득 채울 수 있다면 소소한 행복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그러다 내가 원하는 향기를 직접 선택하고, 마음에 드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는 석고 방향제 원데이 클래스를 발견해 곧바로 신청했다.
  석고 방향제 만드는 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먼저, 향료를 선택한 후 적절한 양의 석고 가루와 물 등을 함께 넣고, 잘 저어준 뒤 틀에서 굳혀주면 끝이었다. 여기서 최대한 모든 재료의 정량을 맞추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석고 방향제가 굳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굳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양을 확인하면서 조심스레 넣어줬다.
  정말 힘들었던 것은 바로 석고 방향제 채색 과정이었다. 석고 방향제를 더 예쁘게 만들기 위해 색을 입히기 시작했지만, 숙련되지 않은 나의 손 때문인지 꼼꼼하게 칠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방향제가 깔끔해 보이는 효과를 주기 위해 검은색으로 테두리를 따야 했는데 이 역시도 고도의 집중력과 손재주가 필요해 쉽지 않았다.
  고단했던 채색 과정이 끝나야, 비로소 석고 방향제가 완성된다. 완성된 석고 방향제는 책상 한쪽에 자리 잡아, 내 방을 항상 몽글몽글한 베이비 파우더 향으로 가득 채운다. 덕분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와도 부드러운 내음 때문에 자연스레 기분이 좋아진달까? 다양한 향기로 방향제를 만들어 소소한 변화로 행복을 찾아보는 것은 어떤가.
 
나만의 향기를 찾다! 
향수 원데이 클래스
 
  “그에게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소설의 제목보다 유명한 이 구절처럼, 향기는 기억을 선명하게 각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누구나 나만의 향기를 찾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향수는 선물로 받거나, 향을 제대로 맡을 공간이 부재해 자신이 무슨 향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한 채 단순한 이끌림으로 향수를 사곤 한다. 나도 이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던 중 향수 원데이 클래스가 열린다는 글을 봤고, 향수 문외한인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신청했다.
  내가 선택한 원데이 클래스는 브랜드별 향수 고르기로, 각 브랜드에서 내놓은 향을 맡아보고 내 취향을 선택해 향수를 담아가는 유형이었다. 30여 개 정도의 여성용 향수를 앞에 두고 이를 시향지에 묻혀 향을 맡았다. 향기를 맡을 때마다 이 향의 원료가 무엇인지, 또 어떤 기억과 분위기가 떠오르는지 사유하는 체험이었다.
  맡았던 향 대부분이 좋았기 때문에 가장 마음에 드는 향기를 고르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향을 골랐고,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과정은 의외로 간단했다. 정해진 양만큼의 향수와 베이스를 공병에 넣고 충분히 섞어주면 완성이었다. 끝으로, 사용한 시향지를 따로 모아 망에 넣으면서 원데이 클래스는 마무리됐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곳에서 결과물을 카메라에 담으니 그럴듯하게 보였다. 한 시간 정도의 시간 동안 오롯이 나의 감각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 덕에 내가 어떤 분위기의 향을 좋아하는지 알게 됐다. 또한, 향수에는 다양한 자연의 냄새와 조향사가 담고 싶은 감정이 들어있기에 향 이상의 가치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 직접 향을 조합하는 클래스를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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