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無mean)세대’는 그 이름부터 대충 지어진 것처럼 보인다. 한자어인 없을 무자에 영어인 mean이 붙여서 지어진 이 명칭은 일종의 ‘무의미’를 지향하는 세대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어 ‘무민(無mean)세대’는 그 이름부터 대충 지어진 것처럼 보인다. 한자어인 없을 무자에 영어인 mean이 붙여서 지어진 이 명칭은 일종의 ‘무의미’를 지향하는 세대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세대의 명칭도 이런 식으로 붙여진 적은 없을 것이다. 한자어면 한자어, 영어면 영어로 지어지는 게 보통인 건 물론이고, 심지어mean은 명사형도 아니다.


  이렇게 생각할수록 앞뒤가 안 맞는 듯 느껴지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고 들면, 또 쓸데없이 진지하다며 ‘진지충’ 소리를 들을 것이다. 올바른 것, 당연시되는 것, 그래야만 한고 요구되는 것들에 대해 ‘대충 해!’라고 외치는 것이 요즘 세대를 일컫는 무민세대의 특징이다. 무의미를 지향한다 하는 이 세대의 특성은 다양한 놀이문화에서 특히 나타난다. 귀가 아닌 관자놀이에 헤드셋을 낀 캐릭터 아서를 보고 “대충 살자, 아서처럼.”라고 하는 식의 ‘대충 살자’ 시리즈가 온라인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밖에도 최근의 ‘쓸모없는 선물 교환식’은 청년들 사이의 소소한 유행이 되기도 했다. 또, 대충 그린 카카오톡 이모티콘과 웹툰 등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젊은 층 사이에서 주요하게 소비되고 있다. 또한, 이는 서점가에까지 퍼져 책『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와 같은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이제는 ‘대충’이라는 특성이 각 영역의 주요한 흐름이 되고 있다.


  이런 흐름이 퍼지는 일차적인 이유는 젊은 세대가 ‘열심히 살라’는 말에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노오오오력’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노력’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표현한다. 노력 따위로 이미 바꿀 수 있는 삶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저 계급’ 담론 또한 이미 탄생부터 신분이 정해진 세상에 대한 절망 혹은 자조가 섞인 이야기다. 단군 이래 최대의 스펙이 요구되지만, 청년 실업률은 최고 수준인 현시대의 절망이 담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에는 삶의 새로운 가치관을 확립해가는 청년 세대의 가능성도 엿보인다.


  기존에 의미 있거나, 당연하거나, 쓸모 있다고 말하는 것을 거절하면서 오히려 무의미 자체를 긍정하고, 그것을 즐기는 것이 하나의 파괴이자 저항이고, 창조의 시작이기도 한 것이다. ‘무민’ 또한 언젠가 퍼즐 맞춰질 새 시대의 조각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정지우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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