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 이용시간이 급증하면서 청색광(blue light)의 위험성이 사회에 널리 퍼지고 있다. 청색광이 시력 저하의 원인이 되며 심한 경우 시력 상실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알려진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 청색광 차단 제품의 양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과연 우려의 시선처럼 청색광은 우리 눈에 정말 유해할까?

청색광(blue light)은 옅은 보랏빛이 가미된 푸른빛으로 보이는 435~440 nm를 중심으로 한 단파장 대역의 가시광선을 의미한다. 여기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광화학적 작용으로 인해 광수용 세포가 손상되어 시력이 저하되거나 실명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단파장 가시광선인 청색광에 의한 광화학적 망막 손상의 위험을 청색광 위험(blue light hazard)이라 한다. 과거 이와 관련된 주의나 경고는 용접이나 고출력 광원 종사자들에게만 국한되어 있었다.

청색광 위험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2,000년대 전후 청색광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진 LED가 실용화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당시 조명 관련 학회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LED의 청색광 위험에 대한 안전성 논의가 활발하였다. 1996년 북미조명학회(IESNA)가 LED를 일반 램프로 규정하고 안전성 규격을 마련하였는데, 이를 2002년 국제조명위원회(CIE), 2006년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2008년 유럽전기표준화위원회(CENELEC)가 채택하였다. 2010년 프랑스 국립식품환경노동위생안전청(ANSES)은 수정체가 발달 중인 유아, 인공수정체 삽입 환자, 조명 관련 종사자들의 경우는 높은 밝기의 광원에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모든 LED 제품에 안전 수칙과 등급의 표기를 의무화할 것을 권고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규격을 2014년 채택하였다.

채택된 안전성 규격에 따르면 광원의 청색광 위험을 결정하는 요인은 광원의 밝기와 광원에 포함된 청색광의 양(비율)이다. 특히, 광원의 밝기가 중요하다. 포함된 청색광의 양이 적다해도 밝기가 지나치면 위험하며, 포함된 청색광의 양이 많다 해도 밝기가 미약하다면 위험성은 없는 것이다.

청색광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LED 스마트폰이나 모니터의 경우는 어떠할까? 이를 확인하려면 스마트폰이나 모니터에서 방출되는 빛의 밝기와 여기에 포함된 청색광의 양을 측정해야 한다. 대부분 이러한 기기에 사용되는 LED 광원의 경우, 포함한 청색광의 양이 많다 해도 태양에 포함된 청색광의 양보다 현저히 많지는 않다. 청색광 위험에 보다 큰 영향을 주는 스마트폰의 밝기는 어떠할까? 스마트폰을 최대한 밝게 하고 흐린 날 건물의 흰 외벽과 밝기를 비교해보자. 흐린 날 건물의 흰 외벽을 바라보면서 망막 손상의 위험성이 있을 것인지 가늠해보자. 언론 등에서 보도되고 있는 청색광 위험과 관련된 연구에 사용되는 LED 광원의 밝기는 우리가 바라볼 이유가 없는 강력한 것이다.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