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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 The Magic of Animation>은 100년간의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담아낸 전시다. <미키 마우스> 등 애니메이션의 드로잉 원화와 입체 모형 등 50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행사는 오는 8월 18일까지 DDP 배움터 디자인전시관에서 열린다.

디즈니의 A to Z를 한자리에서 만나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은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이하 디즈니)의 모든 제작 과정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2013년 개봉한 <겨울왕국>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만 봐도 디즈니 작품이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은 확실하다. 이 작품들이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힘이 무엇이었는지 이번 전시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먼저 애니메이션 제작에 사용하는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초기에 연필 드로잉으로만 이뤄졌던 작업이 3D 컴퓨터 등이 만들어낸 다양한 시각 효과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장면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그뿐만 아니라 연필 선을 필름으로 옮기는 ‘제록스 프로세스’와 환상적, 영적 효과를 줄 수 있는 ‘홀로그램’ 등 다소 어려운 기법을 그림과 영상으로 소개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왔다. 또한, 고음질 시스템인 ‘판타사운드’로 녹음한 노래와 그 음파 모양을 영상화해 눈만 아니라 귀까지 즐겁게 만들었다.

  각 이야기의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 과정, 배경 도시 답사 기록 등을 함께 전시해 디즈니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한눈에 보기 쉽게 한 점도 좋았다. 제작연도순으로 배치된 작품을 따라가면 기술뿐 아니라 작품의 배경과 인물이 다양한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아가, 해설에 적힌 ‘인류의 화합’, ‘사회적 다양성’, ‘꿈과 희망’ 등의 문구들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때 더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안내했다. 어린 시절 디즈니의 영향을 받아 현재는 창작자로 자리매김한 직원들이 이를 계승하려는 의지가 담긴 인터뷰 영상은 관람객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좋아하던 작품의 창작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관심이 많지 않은 관람객이라도 이곳의 환상적인 이야기에 빠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가장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디즈니의 전 역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볼 가치는 충분하다.

김도헌 수습기자 heenglow@naver.com

특별함을 추구하다 기본을 놓친 전시회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은 현재까지 흥행했던,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원화와 스케치 등을 최초로 공개했다. 영상과 음악, 다양한 색감의 조명을 이용해 매력을 더하려 했지만, 어딘가 세밀하지 못한 부분은 관람객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먼저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을 영상으로 담은 작품의 설명이 빈약했다. 제작 과정이나 기술에 관한 설명은 상세했던 반면, 애니메이션의 스케치, 원화에 대한 내용은 잘 나와 있지 않았다. 이러한 점은 애니메이션을 자주 접하지 못한 방문객이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또한, 애니메이션 제작부터 상영까지의 모든 과정이 별다른 해석 없이 전부 영어로 적혀 있어 나이가 어린 관객의 이해도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전시’라는 문구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정보 제공 측면에서 친절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관람객을 염두에 두지 못한 관람 경로와 음향환경은 이 전시의 매력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 작품이 이동 경로 앞뒤로 배치돼 있어 사람들을 한 방향으로 이끌지 못했고, 그 결과 움직이는 사람들과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이 종종 부딪히는 경우가 발생했다. 영상을 관람하는 공간도 행사장 출구와 이어져 있어 방문객이 뒤엉켰으며 의자마저 부족해 시청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특히 이 영상 공간은 방음 또한 잘 안 돼 전시회장의 배경음악이 영상의 소리와 겹쳐서 영상에 집중할 수 없었다. 작품 테마별로 공간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지 않은 점도 음악이 섞이는 결과를 야기해 전시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했다.

  디즈니의 모든 것을 담고 있었던 특별한 행사였지만 빈약한 설명, 복잡한 동선 등 관람객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게 느껴졌다. 많은 것을 담으려다가 기초는 정작 탄탄히 하지 못한 전시였다.

곽예은 수습기자 yeeun36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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