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5일 열린 개표성사식에서 안건 가결을 기념해 학우들이 기쁜 마음을 담아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간편한 모바일 투표로 참여율 높여

총학, 총투표 결과 학교 측에 전달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학사제도협의체 신설을 위한 학생 총투표(이하 총투표)가 진행됐다. 총투표는 학생총회와 마찬가지로 학생 최고의결기구의 역할을 하며, 성원의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해야 성사가 가능하다. 총선거인 수 7,169명 중 5,301명이 총투표에 참여했고, 투표율은 73.94%를 기록해 안건이 가결됐다. 

9년 만에 다시 불어온 총투표 바람 
  총투표가 다시 시행된 건 9년 만의 일이다. 2010년, △학점제도 변경 △총장 선출 과정에서의 학생참여 비율 △강의 평가 공개 △학내 건물 24시간 개방에 관한 사항에 대해 총투표가 이뤄진 적이 있다.(본지 보도 2010년 5월 17일 408호 1면) 당시 총투표는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방식이었으며 총선거인 수 7,367명 중 4,612명이 이에 참여해 약 62.6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후 총투표라는 방식을 도입하지 않다가 이번에 시행한 이유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간절히 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 2월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진행한 ‘상반기 교육권 의제 설문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1학기 교육공동행동을 진행할 때 회칙에 명시된 기구, 수단 중 어느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느끼시나요?’라는 질문에 ‘학생 총투표’가 84.8%라는 압도적인 비율로 1위를 차지했다. 매년 실시했던 학생총회를 제치는 데에는 모바일 방식을 이용한 총투표가 학생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크게 기여했다.

학우에게 안건을 쉽게 전달하려는 노력 돋보여
  이번 총투표 가결의 핵심 원인은 용이한 접근성 구축과 활발한 홍보 진행이었다. 학교에 설치된 기표소에 직접 방문해 투표를 해야 하는 번거로운 오프라인 방식을 없애고 온라인 투표만 선택해 학우들이 클릭 한 번으로 표를 던질 수 있도록 했다. 본교 포털 사이트에 저장돼 있는 학생의 휴대폰 번호로 문자가 발송되면, 이를 수신한 학생이 접속해 투표하는 방식이었다. 편리하게 운영되다 보니 학교에 올 일이 없는 선거권자도 부담 없이 투표에 접근할 수 있었다. 

  한편, 홍보는 온·오프라인 방식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시도했다. 총투표의 안건이 일반 학우가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학사제도협의체 신설이다 보니 최대한 주제에 익숙해지도록 만들고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였다. 수많은 리플렛과 카드 뉴스를 제작하고 학교에 서식하는 길고양이인 ‘양갱’과 ‘나쵸’를 내세워 재치 있는 문구가 들어간 홍보물과 뱃지, 스티커 같은 굿즈를 배포해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중 총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본교 운동장에서 이뤄진 ‘총투표 문화제’가 큰 몫을 했다. 투표가 모바일로 진행되다 보니 외부에서 가시적으로 보이는 행동이 없다는 한계점이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문화제 개최로 극복했다. 학사제도협의체에 관한 퀴즈, N행시, 타자 검정 등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부스를 단과대 별로 운영해 학생들이 쉽고 단순하게 안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푸드 트럭과 플리마켓도 함께 진행함으로써 마치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문화제의 참여율이 낮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을 깨고 하루에 4-500명의 학우가 방문해 문화제를 준비한 모든 단위의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기까지 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부총학생회장 이소정(국어국문 16) 씨는 “생각보다 정말 많은 분이 함께 참여해주셔서 너무 기뻤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문화제에 들러 프로그램을 즐기며 학사제도협의체를 자연스럽게 접하는 과정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단순한 대가성 투표가 아니라 동덕의 변화를 함께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그래서 결과도 만족스럽지 않았나 싶다”라고 답했다.  
 
  총학에 따르면, 학사제도협의체에 대한 학교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학생 총투표의 결과와 입장도 학생처장에게 전달한 상태다. 학생처장은 총장과의 회의 이후 더 자세한 상황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2017년 본관 점거 농성을 통해 학사제도협의체를 설립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아직까지 변한 것은 없다. 올해에는 모두가 염원하는 학사제도협의체 구축이 이뤄질지 학교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임나은 기자 dong7733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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