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 주택 매입의 전말
학보사, 양해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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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12일, 언론매체 뉴스타파에서 본교 법인과 이사장 관련 기사가 보도됐다. 기사는 2016년도 당시 교비회계를 사용해 매입한 평창동 주택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본교는 2016년 교육 목적으로 교비회계를 사용해 평창동 주택 471-1(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6길 50)을 매입했고, 약 2년 6개월간 이사장 일가의 거주용으로 건물을 사용해 온 사실이 취재 결과 드러났다. 이 주택은 1983년 동덕여학단 조용각 전 이사장이 매입해 살던 곳이다. 1999년, 조용각 전 이사장의 사망 이후 아내 이은주 씨와 조원영 현 이사장이 상속받았으나, 개인 채무를 갚지 못한 조원영 이사장이 평창동 주택을 법원 경매에 넘겨 학교가 18억 7,900만 원에 사들이게 된 것이다. 뉴스타파 측은 경매 낙찰이 되면 법원으로 돈이 들어가 채권 관계가 있는 사람들한테 돈이 돌아가게 되므로, 개인 빚을 법인이 갚아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총학생회와 학교 측의 면담 이뤄져
  지난달 21일, 진행된 확대운영위원회 회의에서 평창동 주택 관련 사안이 보고안건으로 올라왔고,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를 대표해 부총학생회장 이소정(국어국문 16) 씨가 진행 및 대응 상황을 보고했다. 이 씨는 “주택 매입 비용이 교비회계에서 지출됐던 만큼 학우들에게 분명한 사실관계 공유가 필요하다고 생각돼 지난 7월 12일 학교 측에 평창동 저택 관련 정보 공개 및 입장표명 요청서를 발송했다”라고 밝혔다. 그들이 요청한 사항은 △2016년도 매입 당시부터 현재까지 해당 저택 사용 용도 및 사용인 공개 △저택의 월세 지불 증빙 서류(전·월세 계약서, 월세의 사용처), 저택 월세 수익금 회계상 소속 관/항/목 △설립 취지, 운영 기획서, 시공 기획서 및 예상 공간 구성 도면 공유 등이었다. 이어 그는 지난 7월 23일 학생지원팀, 법인, 예산관재처장, 홍보실장과 총학생회장단이 면담을 진행했다고 알렸다. 해당 면담에서 학교 측은 평창동 주택을 교육 시설로 매입한 이유와 매입 후 학교 소유 건물이 된 이후 2016년 9월부터 약 3년간 조원영 이사장 노모의 거주지로 사용된 사실에 관해 설명했다. 이는 주택 매입 후 공사 허가와 입찰 등의 진행 기간 공실로 비어있는 것보다는 학교 측의 수입이 들어오는 것이 낫고, 현 이사장의 모친이자 전 이사장에 대한 예우의 의미도 있었기 때문이며 노모 외 조 이사장의 가족은 거주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다음 날인 24일, 중운위는 동덕여자대학교의 3대 족벌 세습 운영과 2016년 당시 교비회계를 사용해 매입한 평창동 주택이 조원영 이사장 일가의 거주용으로 사용돼 왔다는 사실을 규탄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편 기자회견 당일 학교 측은 26일 예정돼 있었던 학교 주최 학사구조개편 설명회가 무기한 연기되었음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래서 이러한 대응이 재단 비리를 고발한 학생 자치에 대한 탄압과 보복성 행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홍보실장, 평창동 주택 관련 의혹 해명해
  뉴스타파 측의 평창동 주택 취재 당시 인터뷰를 담당했던 이은경 홍보실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평창동 주택에서 이사장 일가가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한 이유에 대해 이사장 일가가 아직 거주하고 있던 사실을 몰랐으며 취재가 이뤄지면서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평창동 주택은 바로 옆 본교 소유의 건물인 생활관과 같이 소유하게 되면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음과 동시에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데 용이해진다고 밝혔다. 학교는 2015년 교육부 회계감사에서 이 공간을 방치하지 말고,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거나 매각하라는 지시를 받은 바 있다. (본지 보도 2016년 5월 30일 제474호) 이후 활용 방도에 대해 고민하던 중 이사장의 주택이 경매로 나왔고 본교는 20% 인하된 가격으로 매입하게 됐다. 하지만 약 3년간 조원영 이사장의 노모가 거주했던 평창동 주택은 교육용임과 동시에 교비회계로 매입된 건물이기 때문에 임대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학교 측은 공실로 건물을 비워두는 것보다 ‘사용료’를 받으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고, 이에 전·월세 계약서가 아닌 전 김낙훈 총장-법인 간 양해각서를 작성함으로써 개인 거주를 허가한 것이다. 이 실장은 2016년 9월 작성된 양해각서를 학보사에 최초 공개하며 문서의 존재를 증명했다. 이어서 “조원영 이사장이 150만 원씩 학교에 정기적으로 월세를 냈고 공과금과 세금 또한 이사장 사비로 납부했다”라고 전했다. 해당 평창동 주택 이사장 일가 거주비에 대한 수입은 [교비회계-교육 외 수입-기타 교육 외 수입-잡수입]에 소속돼 교비로 환원 사용됐으며, 수입 발생의 명목은 ‘미사용 건물 공사 전 발생 수입처’로 기재돼 있다. 하지만 교육용으로 사용돼야 할 건물이 개인 거주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었던 정황이 처음에 학교 측에 의해 공지되지 않고 언론사의 취재를 통해 밝혀진 것은 변함없이 학우들의 공분을 사는 사실이다. 이에 이 실장은 “그 부분은 당사자가 아니라서 할 말이 없다”라고 전했다. 학교가 이사장의 채무를 교비로 갚아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관해서는 “많은 학생의 오해와는 달리 평창동 주택 매입은 이사장 채무 해결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 전혀 아니다. 해당 주택이 이사장 소유의 것은 맞으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비교적 저렴하게 경매로 나왔기 때문에 학교에서 매입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사게 되면 이 집은 팔렸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채무는 자연스럽게 갚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사장 채무를 학교가 갚아준 것은 오해다”라고 밝혔다.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평창동 주택
  그렇다면 화두의 중심에 서 있는 평창동 주택은 이후 학생 문화 공간으로 원활히 사용될 수 있을까. 기자가 직접 방문해 버스에서 내린 후부터 건물까지의 접근성, 편의성을 따져봤다. 본교에서 주택까지 가는 데는 버스를 타고 약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도 평지가 아닌 경사로를 꽤 걸어야 했다. 택시를 타고 이동했음에도 고급 주택가로 둘러싸여 있어 경사가 매우 높고 험난해 체감상으로도 접근성은 낮아 보였다. 평창동 주택을 가는 길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멀었다. 경사가 가파른 지대라 차량이 없으면 올라가고 내려오는 과정이 버겁고, 비나 눈이 오는 날에는 학우들의 안전도 위험할 수 있는 길로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길이 여러 방향으로 나 있는 경우가 많아 휴대폰으로 지도를 보지 않고는 올바른 방향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버스정류장으로부터 평창동 주택까지 차량으로는 약 5분 정도 걸리지만 내려올 때 시간을 재보니 도보로는 해당 주택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약 20분이 소요됐다. 학교 측은 이렇게 건물까지의 낮은 접근성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생각이었을까. 이 실장은 만약 공사가 완료돼 여러 명의 학생이 이용하게 될 시에는 교내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방법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개인으로 방문할 경우의 어려움은 아직 고려되지 않은 상황이다.
 
  평창동 주택과 생활관 공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완공 날짜는 내년 8월 말로 예정돼 있지만, 변동 가능성이 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교비회계로 사용하는 일에 관해서는 학우들도 낱낱이 알고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파악하며 의견을 낼 권리가 있다. 한동안 학교를 뜨겁게 달궜던 주제인 만큼 앞으로 평창동 주택 공사의 진행 방향과 건물이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해 이용될지 학우들의 많은 관심이 주목되는 바이다.
정보운 기자 bounj07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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