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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메신저 신드롬’은 회사 내 위계질서 문제를 소재로 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인턴부터 시작하는 플레이어는 회사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적절한 선택지를 골라야 한다. 마치 단체 채팅을 하는 듯한 진행 방식은 직장 내 다양한 상황을 보다 실감 나게 만들어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위계질서 문화를 재미있게 꼬집다

  지난 6월 잡코리아에서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입사가 후회되는 회사로 ‘수직적인 조직 문화와 꼰대가 많은 곳’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취업난을 뚫고 어렵게 입사하더라도,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을 갖춘 회사라면 퇴사를 고민할 정도로 힘들어하는 직장인이 많음을 보여준다. 게임 ‘메신저 신드롬’은 이러한 직장 문제를 반영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현실성 높은 스토리 전개가 플레이어의 공감과 몰입감을 높여 호평을 받고 있다.

  우선 이 게임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게임은 주어지는 상황 속에서 회사 단체 채팅방에 보낼 메시지를 고르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간단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회사 생활을 겪어보지 못한 플레이어는 게임을 통해 간접적으로 수직 구조 중심의 사회를 경험해볼 수 있으며, 직장인은 자신의 회사 문화를 떠올리며 공감과 재미를 느낀다. 이러한 구성은 게임의 진입장벽을 낮춰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메신저 신드롬’은 게임이라는 장르를 통해 직장 문화를 시사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게임 속에서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며 부조리한 상황에 그저 순응하는 인턴의 모습은 사회적 권력의 압박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비록 설정된 상황에 불과하지만, 이는 현실 속 직장 내 문제를 꼬집어 우리 사회 내 어두운 면을 작게나마 체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 나아가 이 게임은 앞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직장 문화의 방향을 스스로 깨닫게 한다. 게임의 엔딩은 유저의 선택에 따라 부당한 문화를 방관하는 자가 되기도, 변화에 앞장서는 자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엔딩은 우리가 현실 직장 생활의 문제에 대한 ‘정답’을 고민하게 만든다. 즉, 부조리한 한국의 위계질서 문화를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담긴 게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노희주 수습기자 nnwriggle@naver.com

 


편협한 시선을 강요하는 ‘답정너’ 게임


  사내 위계질서를 소재로 한 이 게임은 우리 사회의 씁쓸한 모습을 최대한 구현했다. 하지만 게임 진행을 위해 골라야 하는 선지들이 비현실적인 점과 부정적 현실만을 반영한 듯한 엔딩은 플레이어들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게임에서 보여주는 상황은 흔히 회사에서 발생하는 일들이지만, 플레이어가 고를 수 있는 선지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 예로 업무를 지시하는 상사에게 인턴이라면 말하기 힘든 ‘저한테 왜 그러세요’ 와 같은 선택지가 있었다. 보통 3개 이하의 선지에서 이러한 답변을 걷어내면 결국 남는 것은 ‘네 알겠습니다’ 와 같은 뻔한 대답 하나다. 이것을 고르지 않으면 게임은 종료된다. 이러한 구성은 이용자가 게임을 할 때 주체적 태도를 갖는 것을 방해하며 개발자의 의도에 맞춘 선택만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동성을 강조할 수 있다. 더불어 이는 플레이어를 금방 싫증 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이 게임은 총 25개의 스테이지로 이뤄져 있으며 단계별로 다른 이야기를 담아 게임이 진행된다. 이렇게 스토리가 있는 게임인 만큼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럽게 완결성이 있는 엔딩을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메신저 신드롬’의 마지막 장면은 이전 단계에서 제시된 상황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주인공이 해고를 당하거나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는 등의 단편적인 상황만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다. 더불어 디자인과 그래픽도 비슷해 게임이 끝났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이러한 구성은 게임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며 완결성 있는 엔딩을 원했던 이용자들에게 당혹감과 허무함을 안겨줄 수 있다.

  ‘메신저 신드롬’은 스토리로 전개되는 시뮬레이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들의 다양한 의사를 반영하지 못해 선택지의 폭이 좁고 엔딩도 찝찝하게 끝이 난다. 이러한 점들이 이용자에게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하는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 ‘게임’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살려 극적인 재미도 가미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진희 수습기자 gml0068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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