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언더독>은 하루아침에 버려진 개 ‘뭉치’가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새로운 거처 ‘낙원’을 찾아 떠나는 애니메이션 영화다. ‘유기견’에 대한 문제의식을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풀어내 관객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유쾌함 일면에 담긴 유기견의 슬픈 현실
 
  ‘병들어서’, ‘너무 커져서’, 혹은 ‘여건이 안돼서.’ 인간이 반려동물을 유기하며 내뱉는 핑곗거리다. 사람들은 궁색한 변명과 함께 버려진 개들의 삶을 상상해본 적 있을까. 영화 <언더독>은 유기견의 삶을 모험이라는 소재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언더독>은 주인공 ‘뭉치’가 산속에 유기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뭉치’는 개 공장에서 탈출한 ‘밤이’와 버려졌음에도 인간이 좋은 ‘짱아’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개들과 함께 새로운 거처를 찾아 모험을 떠난다. 영화 내내 뭉치와 친구들은 잔혹한 현실과 마주하는데, 이들은 인간이 남긴 음식 쓰레기를 먹고 떠돌이 개를 잡아가는 사냥꾼을 피해 숨어다닌다. <언더독>은 이런 유기견의 삶을 과장 없이 구체적으로 묘사했고, 이는 관객의 몰입을 도왔다.
 
  더불어, 유기견이라는 무거운 소재에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더해져 영화의 전개가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다. 인간이 없는 ‘낙원’으로 가기 위해 공중을 날아 DMZ로 넘어가는 뭉치의 모습이나, 사람처럼 자유자재로 사투리를 쓰는 짱아는 영화에 유머러스함을 더했다. 또한, 입체감 있는 3D 캐릭터의 움직임 뒤로 평면적인 2D 그림이 펼쳐지면서 매 장면이 역동적으로 그려졌다. 특히 2D 배경은 우리나라 도시의 특징이 섬세하게 반영돼 영화의 디테일을 살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다만 성우가 아닌 배우가 캐릭터를 연기한 점은 캐릭터와 목소리의 합을 깨트려 아쉬움으로 남았다.
 
  <언더독>은 묵직한 감동과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유기견의 슬픈 현실을 드러낸다. 더 나아가 ‘모든 개가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행복해할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동물의 진정한 행복에 대해 재고하게끔 하는 영화다.
 
곽예은 기자 yeeun3636@naver.com
 
 
 
 
  ‘반려견 천만 시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반려견과 정서적인 교감을 하며 그들을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반려견 양육을 포기하려 한다. 한 생명체에 대한 입양과 유기를 쉽게 결정하는 사회 일면에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책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를 읽어봤다.

 
개와 인간이 공생하는 방법
 
  사람들은 소유욕이나 과시욕을 채우기 위해, 혹은 우울증 완화 등의 다양한 이유로 강아지를 키우려 한다. 하지만 입양 전, 한 생명체를 책임지기 위한 준비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책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비판과 함께 반려견을 키우고 있거나, 키우려는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전한다. 
 
  반려견의 문제행동과 해결책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반려견 행동 전문가 강형욱의 실제 경험담을 토대로 글이 전개돼,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서술됐다. 중간마다 삽입된 다양한 사례나 의뢰인과의 대화도 각 상황에 대한 실재감과 몰입을 더했다. 또한, 책의 내용도 배변 실수, 분리 불안 등 개를 키우다 보면 익숙하게 마주치는 고민거리를 다루고 있어, 모든 반려인에게 공감받기 충분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반려견 양육 방식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을 확립해나갈 수 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책에 깊이 있는 정보가 담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예비 반려인부터 현재 개를 키우고 있는 사람까지, 반려견에 관심이 있는 모두를 독자로 뒀다. 그러다 보니 저자는 다양한 상황의 독자들을 고려해 상식적인 내용의 사례를 많이 다뤘고, 이는 책의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배변 교육 방식을 제시하는 부분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알 수 있으리란 기대와 달리, 견종마다 다른 습성을 존중해달라는 내용만 서술됐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유기견 실태 관련 서술에서도 전국 유기견의 정확한 수치나 관련 법안 등의 근거 자료가 빈약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반려견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대부분의 반려견 문제행동은 인간으로부터 야기됐다고 한다. 개와 인간의 관계에서도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통하는 것이다. 반려견의 입양과 파양이 쉽게 결정되는 오늘날,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삶에 다가가 보는 것은 어떨까.
 
노희주 기자 nnwrigg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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