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하여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력은 한국사회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예년 같으면 새내기들의 희망에 찬 재잘거림으로 한껏 들떠있을 3월의 대학 캠퍼스도, 2주 정도 미루어진 개강이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적막감마저 감돌고 있다.

사실 필자는 2월 중순 대학마다 교육부 권고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졸업식·입학식을 취소하고 급기야 개강마저 연기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아! 지금 21세기인데, IT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면서 캠퍼스가 아닌 온라인에서 전 세계인들이 지식을 공유하는 등,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세상인데, 우리 대학들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온라인 수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충분한가? 교수들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는가?”를 자문하다 보니 마음이 더욱 무거워진다.

각 대학은 「교수학습개발센터」를 운영하며 지식기부 형태의 ‘MOOC’, 온라인을 통한 선행학습 이후 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교수와 토론식 강의를 진행하는 ‘Flipped Learning’ 등 새로운 교수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19’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대학들의 실상을 보면, 교육인프라 구축이나 새로운 교수법의 활용은 이제 시작 단계라 하겠다. 이제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단과대학 혹은 학과를 통·폐합하거나 융복합대학을 신설하는 단순한 구조개혁을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교육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공격적일 만큼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교수들의 창의적인 교수법과 교육콘텐츠 개발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3월 1일 현재까지도 맹위를 떨치며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19’는 한국 사회를 그동안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사회로 변화시킬 것이며, 그런 점에서 2020년은 한국의 급격한 사회변화의 turning point로 기억될 것이다.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궁여지책에서 기획된 온라인 수업의 전면적인 시행이기는 하나, 이번 기회에 각 대학들이 미래지향적으로 교육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을 기울인다면, 국가적 재난 속에서 ‘百年之大計’를 준비하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다. IT 기술의 발달로 촉발된 온라인 수업은 장차 세계의 대학들이 커리큘럼을 공유하며 열린 학문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준비해야 하는 온라인 혁명이기 때문이다.

김명숙 (인문대학 국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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