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총장이 취임한 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지난 25일에 열린 교수회의 석상에서 김 총장은 최근의 정이사 선임문제를 둘러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의 결정과 그에 따른 학내사태와 관련하여 “과거로의 회귀는 있을 수 없으며 있어서도 안 됨”을 천명했다. 교수회의 석상에서뿐만 아니라 기회 있을 때마다 김 총장은 이 점을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김 총장의 진의가 무엇이며 그것을 어디까지 믿고 수용해야 할지 여전히 의문은 남지만 그가 강조한 점은 액면 상으로는 매우 중요하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 7월에 사분위가 내린 결정은 발전적인 소식을 기대했던 우리의 마음을 충분히 어둡게 했다. 그렇지 않아도 그 어느 때보다 긴 장마로 심신이 우중충하던 차에, 노심초사 좋은 소식만을 기다리던 많은 구성원들의 마음은 더욱 참담해질 수밖에 없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앞으로 사분위와 그들의 결정에 승복할 수 없는 구성원들과의 투쟁은 단시일에 끝날 것 같지 않다. 모두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사안에 접근해야할 것 같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동덕의 구성원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과거청산과 미래지향이라는 목표를 평행선에 두고 동시에 일을 추진해 가지 않으면 안 될 듯싶다. 그것이 과연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무리하게나마 그것을 가능하도록 만들지 않고는 2013년 대학인증평가를 코앞에 두고 현 동덕의 상황을 돌파할 길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25일의 교수회의에서는 김 총장이 제안한 ‘동덕 비전 2020’에 관한 추진현황 및 향후의 추진계획이 발표됐다. 이전대비 취업률이 다소 향상됐다고는 하나 교원수, 교사확보율 등 지표상으로 너무도 열악한 동덕의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 일단은 전 구성원이 힘을 합쳐 이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사사건건 학교의 모든 행사에 발목을 잡는 일은 지양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의 의사를 무시한 밀어붙이기식 행정 역시 지양해야 마땅하다.
   세계와 대한민국의 오늘의 상황이 입증하듯,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지 않고 미래의 발전만을 기대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알다시피 모든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축적 위에서만 다가오는 것이기에 그렇다. 동덕의 경우, 그것이 구재단과 관련이 있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100여 년 전, 한 선각가 이런 말을 남겼다. “위대한 진보는 과거로부터의 근본적인 일탈이 없이는 일어날 수 없다”고. 작금의 사태를 보며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그의 충고를 경청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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