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명태전 하나 제대로 못 부친다며 잔소리를 들었던 기자. 이번 특집은 'DIY(Do It Yourself)'라는데,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잠시. “바쁠 때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린다지만 너는 그냥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듣고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고양이 손보다 못하다는 오명을 씻기 위해, 이번 특집에서는 두부부터 초코머핀, 오이 스킨, 수제 비누까지 손재주 ‘별로’ 없는 기자들이 직접 만들어보았다.

모두가 원하는 대로 D.I.Y

 홈 메이드(Home-made), 핸드 메이드(Hand-made), DIY(Do It Yourself).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이다. 초기 DIY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영국에서 발생한 물자부족과 인력부족의 상황에서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해야 한다는 사회운동으로 생겨났다. 그렇지만 요즘은 공산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증가하고 여가시간의 증대, 인건비 상승, 소비자의 절약의식, 생활 스타일의 변화, 개성이 강조되는 세태 등을 배경으로 DIY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직접 만들어 쓰는 일을 생활화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속칭 ‘DIY족’이란 신종 용어도 만들었다.
 DIY는 무엇보다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모든 재료를 본인이 선택할 수 있어 믿을 수 있다는 점과 내 손으로 직접 만들면서 즐거움과 성취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매력 등을 갖고 있다.
하지만 DIY는 처음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재료가 소량판매보다는 대량판매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한 번 재료를 구입하려면 비용 면에서 부담을 느낄 수 있고,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유명 포털 사이트의 커뮤니티를 이용하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정보공유가 활발해지면서 DIY족이 증가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관련 용품시장도 더욱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DIY 열풍과 더불어 문화센터 강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주로 평일 오후에 진행되는 수업에는 3·40대 주부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강의를 저렴한 가격에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 보다 좋은 것을 주고 싶은 ‘엄마’의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인기도 홈 메이드, DIY 제품 판매량을 올리는데 한몫했다. 지난달 2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이 회사의 ‘스펀지케익 믹스’의 7월 매출이 지난해 동월 대비 43.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손수 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살다보면 ‘손 하나 까딱하기 싫다’는 생각을 갖기 쉽다. 과거만큼 여유로운 시대는 아니지만, 스스로 몸을 움직여 결과물을 만들며 성취감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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