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하철을 타보면 시대가 변했음을 절감하게 된다. 10대 20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나이 지긋해 보이는 남녀 어르신들도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드라마를 시청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이른바 ‘카톡’에 열중하는 청소년들의 손놀림은 가히 신기(神技)에 가깝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다. 아시다시피 교내에서 날마다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최근 1, 2년 사이 학생들의 수업분위기가 무척 산만해졌다는 얘기를 여기저기서 많이 듣는다.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하는 점에 이견이 없다. 수업 중에 전화를 받거나 문자를 주고받기 위해 학생들이 자리를 뜨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요즘은 수업 중에 버젓이 ‘카톡’을 즐기는 학생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이 뿐만 아니다. 교실의 모든 전기 콘센트는 늘 수업 중에 충전을 하려는 학생들의 휴대폰으로 거의 빈자리가 없을 지경이어서 어지럽기조차 하다. 심지어는 마이크, 컴퓨터, 빔 프로젝터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강의실에 설치돼 있는 전기설비에도 어떻게 알았는지 영리한 학생들의 휴대폰이 줄을 선다. 최근 들어 교내 곳곳의 강의실, 화장실, 엘리베이터 앞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간에는 어김없이 “절전”, “절수” 캠페인 스티커가 부착돼 있지만 이러한 캠페인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그 편리한 맛에 푹 빠진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선택을 이제 와서 막을 수는 없으며 그것을 나무랄 수도 없다. 그렇다고 수업 중에 휴대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일일이 지적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보면,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라는 캠페인을 하나 더 추가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과연 해법은 없는 것일까? 스마트폰 광풍이 사라지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이렇다 할 뾰족한 대책이 없는 가운데, 우선은 학생들의 자율과 자성의 움직임에 호소하는 길밖에 묘안이 없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츰 성숙한 질서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이러한 의식은 사실 이미 우리 안에 내재돼 있지만, 이런저런 유행과 분위기에 떠밀려 지금까지 너도나도 잊고 있었을 뿐이라고 믿고 싶다. 다가오는 2학기부터는 우선 서서이나마 강의실마다 정숙한 면학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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