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유누스 지음·물푸레

조금 뜬금없는 질문부터. 인간은 어떻게 행복해질까? 2007년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한 편의 논문은 이 대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6개월에서 10개월 사이의 아기들에게 간단한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언덕을 올라가는 동그라미가 동영상의 주인공이다. 이때 세모는 밑에서 등장해 동그라미를 밀어 올린다. 네모는 위에서 나와서 동그라미를 밀어 버리는 ‘악당’이다. 동영상을 본 아기들은 네모와 세모 가운데 87.5%가 세모를 골랐다. 대부분이 착한 세모를 지지한 거다. 사람들은 거의 태어날 때부터 남을 도우면 기쁘고 행복해진다는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남을 도우면 행복해지지만 난 어떻게 먹고 살지? 무함마드 유누스(1940∼)는 이런 질문에 가장 친절한 답변자다. 그는 이른바 잘 나가는 경제학 교수였다. 어느 날 그는 학교 담장 밖의 열악한 경제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유누스는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 27달러를 가지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사채업자에게 착취당하던 이들이 유누스의 도움으로 서서히 자립했고 원금 상환도 기적적으로 이뤄졌다. 유누스는 내친 김에 가난한 사람을 위한 ‘그라민 은행’을 만들었고 미련 없이 교수직도 떠났다. 가난한 사람을 도우며 지식을 실천할 수 있었고 또 스스로 행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쓴 『무함마드 유누스의 사회적 기업 만들기』는 먹지 않으면 먹힌다는 자본주의의 정글에서 나눔을 기업과 연결시킨다. 사회적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지만 이윤은 모두 가난한 이를 위해 재투자한다. 게다가 사회적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훨씬 더 많은 행복감을 느낀다. 표준 근로자들보다 오히려 더 나은 대우를 받는데다 인류애에 공헌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누스의 기업 모델 ‘사회적 기업’은 행복한 삶에 대한 토털 솔루션이다.
 

혹 불가능한 꿈을 꾸고 있다고 지금 생각하는가? 유누스는 “꿈은 불가능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가능한 건 꿈이 아니다. “우리가 꿈을 믿고 꿈을 위해 일한다면 그 꿈이 실현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이 바로 지난 50년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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