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디에도 없는 가족, <미스 리틀 선샤인>

▲ 고장 난 차를 함께 미는 올리브네 가족(위)드웨인을 위로하는 올리브(아래)
밖에서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왔는데 편하지가 않다. 집에서도 가족들에게 치인다는 느낌을 받는다. 세상에서 가장 나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 가족이지만 때때로 가족이 더 불편할 때가 있다. 누구보다 나를 더 잘 알기 때문일까. 이런 생각이 들 때 가족과 함께 보면 좋은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미스 리틀 선샤인>은 도저히 뭉쳐지지 않을 것 같은 가족의 이야기다. 설교쟁이 아빠 리차드, 아빠의 설교를 경멸하는 엄마 쉐릴, 마약 복용자 할아버지, 가족과 말을 하지 않는 오빠 드웨인, 밝고 명랑한 7살 올리브, 그리고 이 집에 얹혀살게 된 게이 외삼촌 프랭크. 차라리 함께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은 이들은 올리브의 미인대회 출전을 위해 함께 캘리포니아로 향한다.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이들의 여정은 조금 과장됐지만 꼭 우리네 가족을 보는 것 같다. 끊임없이 설교하는 아빠와 아빠의 설교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가족들. 이들은 같은 차에 타고 있지만 각자 다른 생각을 한다. 좁고 낡은 차 안에서 함께하면서 올리브네 가족은 서로의 소중함을 조금씩 깨닫는다. 고장 난 차를 함께 미는 올리브네 가족의 모습은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환기시킨다. 가족이란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일을 해낼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

여행 도중 올리브가 재미삼아 시작한 시력검사를 통해 자신이 색맹이라는 걸 알게 된 드웨인은 절망에 빠진다. 색맹은 제트기 조종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드웨인은 미인대회에 가지 않겠다고 하지만 엄마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린 가족이니까” 함께 가길 바란다. 이때 올리브는 말없이 드웨인을 안아준다. 가족이란 말없이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존재다. 올리브네 가족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면서 자신의 상처도 치유한다.

우여곡절 끝에 올리브네 가족은 대회장에 도착한다. 여유가 넘치는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올리브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진짜 패배자는 실패할까 두려워 도전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했던 할아버지를 위해 올리브는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한다. 모두가 올리브를 비난할 때 올리브의 가족들은 올리브를 위해 박수를 쳐준다. 올리브 곁에는 항상 올리브 편인 가족들이 있다.

그리고 지금 당신 곁에도 당신을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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