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지대학교 디자인학부 학생 중 일부가 일본의 욱일기를 배경으로 나치식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사진이 유포돼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사진은 한 학생의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온라인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해당 학부 학생회장 및 임원진은 사과문을 통해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내포되어 있지 않으며 단지 신입생 환영회의 기념사진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구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욱일기를 형상화하고자 한 의도는 결코 아니었다며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사임했다.
   욱일기는 태양을 의미하는 일본 국기의 빨간 동그라미에서 붉은 선이 퍼져나가는 모양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해군이 사용하던 깃발이다.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기 때문에 특히 과거 일본의 침략을 받아 일제강점기를 거쳐 온 우리나라에서는 욱일기가 금기시됐다. 나치식 경례 또한 문제다. 독일 및 유럽에서는 나치 문양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면 3년 이하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나치에 대한 경계의식이 강하다.
   문제는 학생들이 이러한 욱일기, 나치식 경례가 주는 시사점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대학생의 역사의식 수준을 의심하게 한다.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는 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디자인을 사용하고 그것이 욱일기인지 인식하지도 못한 해당 대학생들의 수준은 비난받을 만하다. 이것은 비단 어느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의 54%가 한국전쟁의 발발연도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한다. 또한 도시락 폭탄을 투척했던 독립운동가가 누구냐는 질문에 45%의 학생이 오답을 작성했다. 독도를 두고 일본과의 영토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민, 그중에서도 곧 기성세대로 자리 잡게 되는 20대의 역사인식은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한국 근현대사가 고등학교 교과목에서 사라지고 역사공부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20대의 역사 수준은 어디까지 하락하고 있는 것일까.
   한편, 이번 사건은 ‘상지대 욱일승천기’라 불린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대부분 욱일기를 욱일승천기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정식 명칭은 욱일기 또는 전범기가 맞으며 욱일승천기는 일본 욱일기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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