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테러(White terror)란?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질서 와해‧파괴 등을 수단으로 하는 테러의 일종
 
전자통신의 발달로 인터넷 접속이 간편해지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손쉽게 온라인에 게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근 일부 사이트 사용자들이 개인의 의견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는글을 퍼트려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번 문화대담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사이트, 일간 베스트(이하 일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일베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나
진한 : 일베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파생된 사이트라고 알고 있어요.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글 중 추천을 많이 받은 글을 게시한다고 하더군요. 이 사이트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까닭은 사회적으로 배타시되는 주장의 글을 올려서예요. 일부 회원이 민주화라는 단어를 모욕적으로 사용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 일컫고, 진보성향의 정치인·일반인을 맹목적으로 비난했죠.
다영 : 초반에는 패륜적인 글이나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글 때문에 논란이 됐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국정원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뉴스에서도 여러 번 언급될 정도로 이슈가 되고 있죠.
 
일베가 사회에서 논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다영 : 익명성 때문에 질 낮은 내용이 올라올 수는 있어요. 그런 점은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나타나는 문제고요. 하지만 공공장소에 고인을 희화화한 사진을 올린다거나, 여성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등의 행동은 도를 넘어선 것 같아요.
진한 : 아무래도 일반적인 시각에서 벗어난 내용이 많아서 아닐까요. 앞서 나온 내용처럼 패륜, 여성비하, 사실 왜곡 등 질적으로 안 좋은 내용이 많죠. 더불어 상대를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글이 많아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고 생각해요.
 
일베처럼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이트를 법적으로 제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진한 : 인터넷상에서도 표현의 자유는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상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주 내에서 자유를 행해야겠죠. 반사회·반국가적인 글을 올리고 표현의 자유라고 변명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열린 길도 필요하지만,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는 적절한 제재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영 : 정치 성향을 가지고 제재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를 봐도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곳이 있고요. 문제가 되는 것은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 잘못된 역사인식이나 사회적 약자를 괄시하는 태도에 있다고 생각해요. ‘악플’을 표현의 자유라고 보지는 않는 것처럼 그런 글 역시 제재가 필요하다고 봐요.
 
 
최근 가수 크레용팝이 일베에서 사용하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그 일로 누리꾼의 뭇매를 맞았다
진한 : 일단 누군가에 대해 쉽게 결론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크레용팝의 경우도 특정인을 의도적으로 비난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어요. 이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어느 정도 신빙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일베를 이용한 노이즈 마케팅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고요. 그러나 심증은 확증이 아니에요. 과도하면 마녀사냥으로 갈 위험이 있어요. 나중에 명확한 증거가 발견되면 그때 비난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영 : 저도 일베용어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일베를 한다’라고 몰아가는 건 아니라고 봐요. 하지만 크레용팝의 논란은 대중의 마녀사냥이라기보다는 소속사의 대처가 잘못되지 않았나 싶어요. 지속적으로 논란이 됐는데 해명도 너무 늦었고요. 그러다보니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 거라고 봐요. 보통 논란이 되는 연예인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크레용팝은 그렇지 않았죠. 그런 점이 대중에게 좋게 비치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어쨌든 해명을 했고 일부 사과도 했으니 이제부터라도 이런 논란이 없었으면 해요.
 
대중에게 일베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면서, 자신과 다른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을 ‘일베한다’라고 무작정 비난하기도 한다
진한 : 일베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것은 타인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그들의 시각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적이에요. 하지만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어요. 그렇기에 우리 사회가 원활히 돌아가는 거고요. 우리가 일베와 같이 다름을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오류를 범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아주 엽기적이거나 상식을 벗어나는 선이 아닌 한, 정치적 다양성은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다영 : 수많은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일베라고 하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시선을 자신과 다른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돼요. 진한 기자 말대로 각자 다양한 개성이 있는 거죠. 무조건 배척하고 비난하는 것은 흑백논리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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