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킹전공 겸임교수 최정은 씨

 

서울종합예술학교의 교수(무용예술학부 락킹전공)로 재직 중인 동문이 있다. 교수직 외에도 학원 강사와 댄스 스튜디오 운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최정은 씨(불어불문 98)다. 그녀는 흔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대학생일 당시, 특별히 하고 싶은 게 없던 그녀는 학교생활에 흥미를 붙이지 못해 방황했다. 성적은 좋지 않았고,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춤추러 다니기 바빴다. 졸업 후에도 진로에 대한 고민은 계속됐다. 2009년 교수가 되기 전까지 생계를 위해 여러 직업을 전전해야 했다. 사무직 회사원, 방송댄스 안무가를 거쳐 2002년부터 1년 반 동안은 SBS <모닝와이드>의 구성작가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다 보니 그녀에겐 하루하루가 고됐다. 편집실에서 마감을 치를 때마다 ‘내 일이 아니다’라는 회의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결국, 26세에 사표를 내고 취미였던 춤을 업으로 선택했다. 그녀는 “그때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또한 구성작가로서의 경험은 지금 하고 있는 공연 연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춤을 좋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어린 시절부터 최신 유행 댄스를 따라 춰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춤을 굉장히 좋아했다”라며 회상에 잠겼다. 그녀는 다양한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댄스 학원과 클럽에 다니며 춤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한 걸까. 최정은 씨는 2008년 영국에서 열린 ‘UK 비보이 챔피언쉽’이라는 세계무대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이를 계기로, 그녀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락킹이라는 춤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했고 2009년엔 겸임교수가 됐다. 어린 시절의 취미가 직업으로 이어진 것에 대해 그녀는 깊은 만족감을 표했다. “예전처럼 하기 싫어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일하지 않아도 돼 좋다”라고 말했다.
 
최정은 씨는 후배들을 위해 “춤은 타고난 재능이 아닌 연습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부족한 실력은 충분히 보완할 수 있으니 무엇이든 좋아하는 마음만 있다면 꾸준히 하길 바란다”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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