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가 일요일 저녁 시청률을 독식하며 예능 프로그램에 ‘키즈 돌풍’이 불고 있다. 이에 아이들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아이들이 예능에 등장하는 것을 보고 시청자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이번 문화대담에서는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아이들이 등장하는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현: 새로운 ‘리얼’에 대한 갈망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리얼 버라이어티임에도 대본이 있다고 해서 논란이 많았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대본이 있어도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대로 움직일 수가 없죠.
 준영: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이 경쟁 위주였고, 일부러 웃기려고 하는 것들이 많았잖아요. 그것에 질린 사람들이 아이의 순수한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웃음 짓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어린 나이에 아이들이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노출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준영: 저는 아이들이 일찍 노출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에요. 방송에 출연하는 아이들은 방송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잘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의 나이가 좀 더 많다면 방송에 나올 때 조심하는 부분도 있을 거고요. 저는 자신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한 후 방송에 출연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나현: 저는 방송에 일찍 나오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아이돌 가수처럼 나이에 걸맞지 않게 성적인 코드를 내세우는 것보다 아이의 솔직하고 순수한 모습 그대로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이 좋아요.
하지만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느끼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우려돼요. 옛날 ‘미달이’로 불렸던 김성은 씨도 성형수술을 해서 외모를 바꿀 정도로 자신의 아역 시절 꼬리표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이들에게도 그러한 것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진 않아요.

<레인보우 유치원>에 출연한 알레이나 일마즈의 안티카페가 생기고, <아빠! 어디가?>에 나오는 윤후의 안티카페가 개설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도 안티카페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현: 꾸준히 방송에 노출돼 연예인으로서의 입지를 가지게 된다면 아이들이라도 시청자나 비평가의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일부 사람들이 나쁘게 보고 악성 댓글을 다는 등의 행동을 했는데, ‘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해요.
 준영: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사실 연예인이 전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면 “어, 쟤 성형했다”라고 하는 둥 가볍게 말하기도 하잖아요. 방송에 출연하는 아이들을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한 연예인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봐요.

연예인의 자녀나 아이들이 방송에 고정 출연 한다고 그들을 공인으로 바라봐야 하는가
 준영: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이들이 매주 적어도 한 달 이상 방송에 노출되잖아요. 그렇다면 저는 아이들을 공인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공인이란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감안하고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사람이거든요. 저는 아이들을 공인으로 보되, 지켜보는 시청자가 그들이 ‘아이’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현: 공인이라는 말 안에는 공인으로서 가져야 할 무게감과 책임감이 있어요. 하지만 방송에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아이에게 무게감과 책임감을 바라고 강요해야 할까요? 단순히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는 아이들일 뿐이지, 공인까진 아니라고 봐요. 아이들이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는데 벌써 그러한 자리를 강요해야 하나 싶어요.

아이들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나현: 시청자의 요구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등장하는 예능이 계속 생기는 거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아이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고까지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아빠! 어디가?>가 인기를 끌자 타 방송사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에 대해서는 그러한 측면이 있다고 봐요. 꼭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래도 누가 봐도 비슷한 포맷이기 때문에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했다고 생각해요.
 준영: 아이들을 상업화해서 이용하는 어른들이 있다고 봐요. 아무래도 방송은 시청률을 무시할 수 없잖아요.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한 쪽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광고를 내보내고요. 또 저는 돈이 오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업적인 목적이 있다고 봐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되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방송 출연 후 ‘연예인 병’이 생기거나, 밤샘 촬영으로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준영: 저는 앞서 말했듯이 아이들이 방송을 통해 일찍 노출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에요. 아이들은 그 나이에 맞게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것이 있다고 봐요. 물론 이 아이들도 다른 추억이 있겠지만, 만 14세도 안 되는 더 어린 아이들을 가지고 밤샘 촬영까지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현: ‘연예인 병’은 시각의 차이인 것 같다고 생각해요. 시청자들이 봤을 때 ‘좀 그렇다’라고 생각하는 것뿐이지, 아이들이니까 그럴 수도 있는 것인데 그렇게까지 비난할 일일까요? ‘연예인 병’은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를 비난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 같아요.
밤샘 촬영으로 인해 아이들의 일상이 무너지는 것이 우려가 되지만, 아이가 좋다면 문제가 없다고 봐요. 또 방송사에서 밤샘 촬영을 하는 아이들을 많이 배려해야 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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