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시작되는 3월이다. 새 학기의 시작이며, 큰 맘 먹고 한 ‘이것’이 유일하게 때묻지 않는 시기이기도 하다. 바로 결심이다. 그런데 연초에 세운 결심은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나기 마련이다. 지난 14일, 한 취업포털사이트가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새해 목표를 세웠으며, 이 중 98%가 작심삼일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대학 학우들은 새해 다짐을 잘 실천하고 있을까? <새해결심과 실천>을 주제로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개별 인터뷰를 통해 학우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인터뷰에는 4명이 참여했으며, 작심삼일의 원인과 해결책을 들어보기 위해 올해 결심한 계획을 ‘잘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느끼는 학우를 선정했다.

새해 ‘대중교통 이용시간 활용’을 결심했던 홍연주(독일어 12) 씨는 작심삼일의 원인으로 ‘뚜렷한 동기부여의 부족’을 꼽았다. 이는 그녀가 시간관리에 대한 절실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수연(문헌정보 11) 씨는 바쁜 일정을 핑계로 운동을 미뤄왔다. 김 씨에게 운동은 누군가의 관리가 없으면 꾸준히 하기 힘든 평생의 ‘과제’다. 매번 꾸준한 다이어트를 계획하지만 실패하곤 했다는 강슬지(중어중국 12) 씨는 라이벌 혹은 조력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김예인(중어중국 12) 씨도 작심삼일을 경험한 사람 중 한 명이다. 1월초에 목표한 ‘일주일에 책 한 권 읽기’를 2월부터는 아예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3월에만 다짐하지 마라

여기, 이들의 새해 다짐을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도록 도울 아이템이 있다. 이들은 ‘결심상품’이라 불리우며 매년 초 기업체의 매출을 올리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먼저, 다이어트를 목표로 하는 사람을 위한 제품으로 다이어트 그릇이 눈에 띈다. ‘밥그릇은 둥글다’는 관념을 깬 오목한 형태의 그릇인 ‘칼로리 2500’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용기는 최대 용량이 현대인의 하루 열량섭취 권장량인 2,500kcal다. 그릇의 내부에는 100kcal 단위로 눈금이 새겨져 있어,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체계적인 식사량 조절이 가능하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자극받을 수 있도록 ‘과식 금지’, ‘-5kg Fighting’ 같은 문구가 디자인된 것도 눈길을 끈다.

폐 모양으로 디자인 돼 센서가 담배를 감지하면 비명소리가 나는 재떨이도 결심상품 중 하나다. 무덤 재떨이에 새겨진 ‘담배의 무덤’, ‘고독의 무덤’ 등의 문구는 금연 결심자에게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준다. 담배를 손에 쥐지 못하도록 검지와 중지에 끼는 금연 반지와 흡연 대신 담뱃값을 저금할 수 있도록 하는 금연 저금통도 있다. 금연 저금통의 앞면에는 총 180개 칸이 하루에 한 칸씩 색칠할 수 있도록 그려 있어, 계획을 실천에 옮긴 지 180일 후에는 금연했다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최근 기업들은 온라인 상품을 통해서도 결심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매년 ‘다짐’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 독서량 늘리기에 성공하고 싶다면 e-book이 제격이다. e-book을 이용하면 실외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다. 교보문고에서 출시한 ‘샘(Sam)’은 전자책 콘텐츠 이외에도 사용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에게 적합한 책을 추천하거나, 독서 활동을 관리해주는 ‘독서노트’ 기능을 통해 올바른 독서습관까지 기를 수 있다.

후원활동과 연계된 상품도 있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이 진행하는 ‘새해결심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예를 들어, 텀블러 가지고 다니기를 결심한 사람은 식수사업 후원에 동참할 수 있는 스티커를 받는다. 이밖에도, 계획과 일정을 기록하고 달성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이용해보는 것도 ‘다짐을 다짐으로 끝내지 않는’ 방법 중 하나이다.

 

결심상품의 식지 않는 인기는 우리 사회에서 ‘꾸준함’과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하나의 목표보다 여러 개의 중간 목표를 정해 단계적으로 실행해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본인의 영역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 대부분은 자기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우리의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고 초지일관 이어지도록 하는 열쇠는 다름 아닌 나 자신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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