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진 여행문화기획자(35)는 개인브랜드 매니지먼트, 온라인 소셜방송 북TV365PD, 300프로젝트 매니저로도 활동하고 있다

여행문화기획자는 어떤 직업인가요?
여행문화기획자는 소비 지향적인 여행을 넘어 문화와 함께하는 여행을 추구해요. 여행에 문화적 요소를 결합하는 거죠. 그러기 위해 칼럼을 쓰고 여행을 기획하면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거두지 않아요. 보통 여행기획자가 여행의 일정을 짠다면, 저는 여행에 문화라는 요소를 포함하고 싶었어요. 한 마디로 여행 속에 특별한 목표를 넣어 계획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전 여행이 사람들의 치유를 돕고, 그 자체로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믿어요. 일상을 여행으로 바꾸는 걸 취미이자 특기로 꼽을 수 있는 직업이 여행문화기획자예요.

관광 관련 학과 전공자가 아니어도 될 수 있나요?
전공과는 별다른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공대를 졸업했어요. 진로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성적에 맞춰 전공을 결정했죠.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웹 디자인을 접하고, 웹 디자이너로 여행사에 취직하게 됐어요. 여행사에 다니며 여행 갈 기회를 많이 접할 수 있었어요. 저는 여행 자체가 좋다기보다는 여행을 다녀와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그 여행의 콘셉트를 잡는 것이 정말 좋았어요. 웹 디자인하다가 기획까지 손을 대게 된 것이죠.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나만의 경쟁력을 키웠어요.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여행으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건 나를 찾는 것이에요. 그리고 나를 찾는 순간은 자신에게 어떤 새로운 면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죠. 여행을 다니다 보니 제가 살기 위해 대담해진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스스럼없이 말도 안 통하는 사람에게 말을 걸게 되더라고요. 산티아고에 갔을 때였어요. 힘이 점점 떨어지고 식량도 없었는데 인가를 발견해 배가 고프다고 했더니 화장실 열쇠를 주더라고요. 보디랭귀지를 사용해 겨우 의사를 표현했어요. (웃음) 여행을 가지 않았다면 이런 용기가 있었다는 것을 몰랐을 거예요.

여행문화기획자가 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하나요?
처음부터 바로 여행문화기획자가 되기는 힘들어요. 제가 얘기해 줄 수 있는 건 최대한 경험을 많이 해보라는 거예요. 무엇이든 열심히 하다 보면 자신만의 계획이 생겨요. 그런 계획을 세워 실천하기를 몇 번씩 반복하면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어떤 경험이든 끝까지 하면 한 곳을 여러 번 가더라도 색다른 시도를 하게 되거든요. 예를 들어 면만 먹는 여행이나 버스만 타는 여행처럼 어디에 중점을 두는지에 따라 여행의 목적이 달라지죠. 우선 집 밖으로 나가보세요. 여행의 목적과 콘셉트를 잡아서 자기 길을 찾는 것에 있어서 걷는 것만 한 게 없어요. 여러 변수로 이루어진 경험이 지금의 절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또 하나 있다면 호기심이요. 집요한 면이 필요해요.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든 결론을 내야 하는 실천력이 있어야죠. 그렇다고 치열하게 하기보다는 재미있게 즐기는 게 좋아요. 24시간을 놀이하는 것처럼 보내는 거죠. 그냥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일들을 기록하고 되새기면서 프로젝트처럼 만드는 거예요. 그냥 노는 것이 끝이 아니라 일하듯 무언가 해내겠다는 생각으로 요소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거죠. 저는 여행을 통해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고 자신도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어가곤 해요.

여행문화기획자의 전망은 어떤가요?
전망은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지금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여행 상품은 너무 뻔하잖아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건 자유여행이나 패키지 상품뿐이죠. 무조건 싼 거만 찾지 않고 특별한 목적이 있는 여행을 선택할 고객 확보만 된다면 전망은 밝은 것 같아요. 앞으로 점점 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고 대중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특별한 여행에 관심 있는 고객도 늘어가겠죠. 삶의 여유를 즐기려 하는 대중이 많아질 테니까요.

* 다음 질문은 김수정(사회복지 12) 씨가 보내주셨습니다.

현실에 지친 현대인에게 맞는 힐링 여행을 기획해 본 적 있으세요?
예전에 힐링 여행을 기획해서 시도해 본 적이 있어요. 처음 만난 사람끼리 몸뻬를 입고 편하게 둘러앉아 얘기를 나눴어요. 각자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옥상에 모여 자신의 얘기를 하고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들어주는 시간이었죠. 그 자체로 치유되는 것 같았어요. 진행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곳이 없다는 것을 느꼈고요. 스트레스를 받아도 호소할 곳이 없다는 것을요. 참여한 사람들의 호응도 좋아서 다들 집에 가기 싫어할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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