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은 건강을 유지하려면 운동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4개월 전, 뱃살이 늘었다는 것을 느낀 B씨는 바로 에어로빅 센터에 등록하고 매일 방문했다. 그녀는 지나친 근육 사용으로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달라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참았다.
 그러던 어느 날, B씨는 지나친 운동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기사를 발견하고 자신의 모습을 돌아봤다.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해롭다
 언제부터인가 건강에 관한 정보가 자주 화두에 오르고 있다. 건강해지려는 욕구가 늘면서 헬스장에 가거나 건강을 주제로 한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즐거운 여가를 보내는 방법으로 운동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과도한 운동은 여가를 넘어 삶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운동에 지나치게 몰입해 자신을 스스로 자제하지 못하고 운동중독증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중독증에 걸리면 과도한 움직임에 의한 통증을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계속 그 쾌락을 느끼기 위해 운동을 멈추지 않는다.
 이 증상의 발생 원인으로는 건강에 대한 강박관념을 꼽을 수 있다. 많은 전문의가 인간의 몸은 질병에 취약하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자신도 병에 쉽게 걸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낀다. 그래서 그들은 초조함을 없애기 위해 운동을 시작한다. 또 갑작스레 하던 운동을 그만두면 건강에 급격한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 두려워하곤 한다.
 운동중독증은 현실도피의 한 형태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몸을 단련하면서 자신의 상태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운동하는 중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게 되므로 자신이 직면한 현실적 문제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몸을 움직이면서 현실에 대한 고민과 걱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몰입할 다른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개인적인’ 운동에만 몰입하는 것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헬스장은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다. 여기서는 러닝머신과 자전거 등 홀로 하는 운동만이 가능하다. 이때 사람은 어느 정도가 알맞은지 판단하는 자제력을 잃기 쉽다. 반면, 여럿이서 하는 운동인 축구, 테니스는 타인과의 소통을 경험할 수 있다. 서로 협동하며 즐기는 과정이 운동중독증의 해결책이 되는 것이다.
 적당한 운동은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줄 좋은 매개체가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가짐이다. 모든 중독을 해결하는 방법은 자신의 상태를 깨닫고 극복해 가도록 노력하는 자세에 있다.

 지나친 걱정이 만든 병
 사람들은 보통 아픈 곳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간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 지금 자기가 겪는 증상이 사라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딱히 아픈 곳이 없더라도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려고 병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요즘, 사소한 신체적 증세 또는 예민한 감각을 이유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을 건강염려증 환자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의하면 건강염려증 환자는 2006년에 1만 1,951여 명, 2007년 1만 5,563여 명으로 점차 증가했다. 성별에 있어 큰 차이는 없지만, 조사 결과 40-50대의 진료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염려증은 분명하게 의사의 진료를 받아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이를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음을 고려할 때, 실제 환자 수는 조사 결과보다 더욱 많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 질환에 걸린 사람은 자신의 상태를 확대해서 해석한다. 스스로 심각한 병에 걸려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그들은 주로 불쾌한 신체 감각에 지나치게 몰두하며 항상 불안에 떤다. 증상 중에는 신체적 망상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가 자신의 몸 안에 무엇인가가 자라고 있거나 자신의 신체 일부가 변형되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적절한 치료나 보호를 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며 불만을 품는다. 자신이 걸렸다고 믿는 질병이 자주 바뀌는 사람도 있다.
 건강염려증은 꼼꼼하고, 자기 자신에게 뚜렷한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이 질환은 신경증이나 우울증, 정신분열증적 장애로 악화될 수 있다. 그들은 식은땀, 기침, 체증 등 가벼운 증세에도 크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환자는 불안과 걱정 때문에 계속해서 의학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곤 한다. 실제 건강염려증 환자 중에서는 의학 분야의 직업을 얻은 사람도 있다. 반대로, 억압된 감정이나 욕구로 반동 형성이 일어나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무시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건강염려증은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지만,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환자가 정신적인 요인에 의한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치료는 환자가 본인의 상태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아픔에 대한 신체적 증상을 너무 사소하게 생각해 무시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지나치게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병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아프기 전에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행동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실천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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