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채팅이 이뤄지는 클럽하우스 방의 모습이다
                          △음성채팅이 이뤄지는 클럽하우스 방의 모습이다

 

  미국의 스타트업 알파 익스플로레이션(Alpha Exploration Co.)이 개발한 ‘클럽하우스’는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 1,050만 건(2021. 02. 24. 기준)을 돌파하며 글로벌 인기를 입증했다. 국내에서도 흔히 ‘인싸들의 놀이터’로 일컬어지며, 누적 다운로드 19만 5000건(2021. 02. 23. 기준)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클럽하우스의 어떤 매력이 이토록 많은 사람을 열광하게 했을까?
 

목소리로 연결되는 새로운 SNS
  클럽하우스는 최초의 음성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로(이하 SNS), 여기에 관심 분야 및 인물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얻을 수 있는 ‘팔로우’ 기능을 추가해 다른 화상회의서비스와 차별점을 뒀다. 또한, 관심 인물이 방송을 시작하면 이용자의 타임라인에 실시간으로 알림이 뜨며, 덕분에 이용자는 곧바로 해당 방에 들어가 그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장점을 가진 클럽하우스는 이용자로부터 ‘오디오 트위터’라고 불리며 일상적 대화는 물론, 전문적 정보까지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인식됐다.


제한된 접근, 그들만의 세상?
  한편, 클럽하우스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이자 논란의 중심에 있는 특징은 바로 ‘폐쇄성’이다. 현재 클럽하우스는 애플의 운영체제(ios)에서만 지원되기에, 아이폰 사용자는 클럽하우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을 가진다. 또한, 철저히 초대 중심의 가입 절차를 따르고 있어 사람들로부터 ‘우월 심리’를 자극하기도 한다.

  실제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클럽하우스에 지인을 초대할 수 있는 ‘초대장’이 거래되고 있다. 이에 관해 가수 딘딘은 “초대장을 만 원, 이만 원에 판매하는 것이 꼭 중세 시대 귀족의 파티를 연상케 한다”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격차가 있는 것처럼 나누는 것 자체가 같잖다”는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러나 클럽하우스의 개발자 폴(Paul)과 로한(Rohan)이 지난해 7월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에 따르면, 그들은 “폐쇄적인 커뮤니티를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많은 이용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초대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목적과는 상관없이, 클럽하우스의 폐쇄성은 명과 암이 뚜렷하게 존재하는 또 하나의 마케팅 전략이 돼 버렸다.


클럽하우스, 직접 이용해보니…
  클럽하우스에서 이용자는 방을 관리하는 사회자(Moderator), 말을 할 수 있는 발언자(Speaker), 그리고 듣는 것만 가능한 청중(Audience)의 세 유형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음성채팅 방에서 사회자는 발언자와 청중을 결정할 수 있고, 일부 이용자들은 이를 권위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권력관계는 클럽하우스 구조의 문제인 것일까?

  의문을 풀기 위해 기자는 실제로 클럽하우스를 이용해봤다. 처음 들어간 방은 A방이었다. A방의 발언자들은 서로의 직업, 이름, 나이 등 사적인 정보를 알고 있었고, 친한 친구처럼 대화가 오고 갔다. 그러나 새로 유입된 이용자가 발언자로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였다. 그러던 중 진행자가 한 이용자에게 “○○님, 아까부터 계속 손들고 계시니까 발언자로 올려드릴게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청중에서 발언자가 됐지만 기존 발언자들의 대화 속에서 묘하게 소외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를 직접 경험하자, 기자 역시 손들기가 더욱 두려워졌다. 이 방에서 느낀 것은 ‘그들만의 세상’에서 청중은 뒷전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음으로 입장한 B방은 이전 방과 사뭇 달랐다. B방은 수평적인 분위기로 유익한 정보를 공유했다. 존댓말을 쓰며 서로를 존중하고, 청중 누구나 손을 들면 진행자가 발언 기회를 주기도 했다. 처음 발언하는 사람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이용자들을 보며 언제든 발언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처럼 SNS는 이용자가 서비스의 색깔을 만들어 간다. 하나의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SNS의 특성은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언택트 문화가 급부상하는 코로나 시대에 혜성처럼 등장한 클럽하우스가 앞으로 어떤 SNS로 자리를 잡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전감비 기자 rkaql05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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