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복장 규정' 공지, 거센 비난 일어
예산 부족으로 셔틀버스 운영 계획 없다

  지난달 15일, 본교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청담캠퍼스(디자인연구센터)(이하 청담캠) 이용 관련 공지사항’ 캡처본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문제가 된 것은 5개의 항목 중 4번으로, ‘청담캠 1층에선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짧은 치마나 노출이 많은 복장은 각별하게 주의해 달라’는 내용이다. 해당 게시물을 올린 학우는 '야간작업(이하 야작), 셔틀버스와 같은 문제는 제쳐두고, 민원을 듣고 바로 공지를 올리는 게 어이가 없다’며, 불합리한 공지를 올린 학교 측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를 기점으로 에타에는 전반적인 청담캠 운영 방침과 더불어 시설을 지적하는 글이 잇달았다.

  공지 캡처본이 올라온 5일 뒤, 디자인대학 학생회 ‘디딤’(이하 디딤)은 디자인대 소속 학과 단체 채팅방에 사과문을 올렸다. 이에 따르면, 해당 공지사항은 학교 측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닌 디자인대학 학과장과 각 학과 회장단의 면담에서 제기된 의견이었다. 디딤은 ‘적절치 않은 단어 선택이나 불쾌함을 느끼셨을 부분으로 인해 오해를 준 점’에 대해 사과하며, 그저 학생의 안전을 위해 우려한 부분을 공지했다고 알렸다. 이에 본지가 면담 내용을 묻자, 디딤 측은 “재공지가 나감으로써 끝난 이야기”라고 답하며 사안을 일축했다.

△ 디딤이 디자인대 소속 학과 단체 채팅방에 올린 사과문의 일부다
△ 디딤이 디자인대 소속 학과 단체 채팅방에 올린 사과문의 일부다

동신빌딩, 청담캠 되다
  올해 9월부터 청담캠은 기존 건물(강남구 청담동 97-7) 맞은편 도보 7분 거리에 자리한 동신빌딩(강남구 청담동 49-21)으로 이전했다. 시설관재팀 송기훈 직원에 의하면, 학교 측은 서울 내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8년에 동신빌딩의 공사 설계를 마치고 강남구청으로부터 설계도면에 대한 공사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20년 12월에 착공 허가를 받아 공사에 착수했다. 이는 교육연구목적으로 설계된 건물로, 정확한 사용 목적은 건물이 준공된 이후 확정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본지 보도 2021년 3월 29일 제520호 1면)

  이에 송 직원은 ‘동신빌딩은 설계할 2017년도부터 디자인대학 건물로 사용할 예정이었다’며, “구체적인 부분만 미정이었다”고 정정했다. 또한, 그는 기존 건물은 강의실, 사무실과 같은 공간이 부족했다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이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청담캠 1층 소파 공간의 모습이다
△ 청담캠 1층 소파 공간의 모습이다

청담캠 이전, “솔직히 전부 불편해요”
  이전한 지 약 두 달째, 학생들은 만족하고 있을까. 이번 달 1일부터 11일까지 본지의 설문에 응답한 135명(△패션디자인전공=49명(36.3%) △시각·실내디자인전공=36명(26.4%) △미디어디자인전공=32명(24.7%) △타 전공=11명(8.2%)) 중 과반수(96명=67.4%)가 이전된 청담캠을 이용할 때 불편했던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중 대부분은 ‘편의·휴게 시설 확충 및 보완’을 요구했다. 현재 청담캠의 휴식 공간은 △지하 3층 취식 공간 △1층 소파 공간 △옥상 총 3개로, 약 400명의 재학생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이 마저도 편히 쉬기는 힘들었다. 1층 소파 공간은 도로 쪽을 포함한 두 면이 통유리로 돼 있어, 외부인의 시선이 닿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곳에 누워 쉬던 학우 A(미디어디자인 20) 씨는 ‘밖에서 보니까 누워있지 말라는 소리를 들었다’며, 로비를 통유리로 만든 후 자세나 복장을 바르게 하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토로했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거의 불가피한 야작 역시 자유롭지 않다. 학우 B(시각·실내디자인 21) 씨의 제보에 따르면, 학생들은 별도의 신청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청담캠 건물 내에서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야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철야 야작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희망 날짜 전일 오후 5시 30분까지 학과 사무실에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해당 규정에 따라 학생들은 늘 철야 야작을 신청하러 청담캠을 방문해야만 했다. 이에 대해 한 학우는 “매우 비효율적이고 학생의 편의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규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과실 부재 △느린 승강기 속도 △불편한 의자 △원활치 않은 인터넷 연결 △좁은 인쇄실 △학습에 필요한 기자재 부족 등 여러 문제점이 대두됐다.

셔틀버스 논의, 사실무근이다                                                    그중 가장 개선이 시급한 문제는 단연 ‘셔틀버스 미운영’이다. 이는 응답자의 과반수가 넘는 학생(117명=86.7%)이 꼽는 주요 사안이다. 실제로, 월곡캠퍼스(이하 본캠)와 청담캠은 거리가 꽤 멀어 두 건물 사이를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시 1시간에서 1시간 20분가량 소요된다. B 씨는 이를 “시간과 돈, 체력을 모두 소모하는 일”이라고 일컬었다. 또한, 그는 “본캠 위주로 열리는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 축제, 학식, 천원의 아침밥, 도서관, 열람실, 스터디룸 등과 같은 혜택은 다른 단과대보다 누리기 힘들다”며, 이 격차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셔틀버스 운행’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올해 4월, 제56대 총학생회 ‘파동’(이하 파동)은 셔틀버스 건은 추후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해 총학 차원에서 관련 업체와의 연락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본지 보도 2023년 4월 10일 제539호 3면) 그러나 6개월이 지난 현시점까지 변화는 없었다. 파동은 “학교 측에서 셔틀버스 관련 논의 및 시행을 준비하고 있어 학생회 측에서 따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재요구 및 현황을 파악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본지가 총무인사팀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학교 측은 해당 사업에 대해 일절 논의한 적 없다고 밝혔다. 총무인사팀 김성봉 직원은 현존하는 셔틀버스가 전부 노후화돼 ‘안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으므로 새로운 버스를 구매해야 하나 예산이 부족해 이를 운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송영은 기자 syet0530@naver.com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