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첫날부터 외부인 출입 소동
민원센터 항의 글, 총무인사팀 답변 없어


 

△교내 외부인 출입과 관련해 에브리타임에 게시된 글이다
△교내 외부인 출입과 관련해 에브리타임에 게시된 글이다

  지난해 11월, 본교 외부인 출입정책이 개편됐다. 기존엔 카페 ‘꽃이피움’, 동덕휘트니스센터 등 백주년기념관의 일부 공간을 제외한 교내 모든 공간에 외부인 출입이 불가했다. 하지만 지난 개편 이후 건물을 제외한 교내의 외부인 출입이 허용됐다. 이에 본교 학생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알몸남 사태’ 잊지 말아야
  부정적 반응이 대다수인 주된 이유는 외부인 출입 금지의 배경에 ‘알몸남 사태’가 있었기 때문이다. 교내 외부인 출입이 가능했던 2018년 본교 대학원 건물 안에서 한 남성이 나체로 음란행위를 하고, 이때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SNS에 게시한 사건이다. 해당 남성은 “여대라는 특성 때문에 갑자기 성적 욕구가 생겼다”고 말해 학생들의 공분을 샀다. 이로 인해 외부인 출입과 관련된 교내 안전성에 문제가 제기됐고, 500명이 넘는 학우들이 ‘우리는 안전한 동덕여대를 원한다’, ‘우리의 배움터는 성적 페티쉬를 충족시키는 곳이 아니다’라며 5일 동안 촛불집회 및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본지 보도 2018년 11월 19일 제499호 1면)

  그 결과 본교 보안시스템이 전면 강화됐다. 학생들의 공동행동 끝에 ‘본교 경비 강화 계획’이 발표되며 △강의실 대관 금지 △보안 장치 증설 △외부인 출입 금지 △카드리더기를 통한 출입통제 등이 이뤄졌다. (본지 보도 2018년 11월 19일 제499호 2면) 기존의 외부인 출입정책 배경엔 외부인 출입 허용으로 인한 실제 피해 사건과 재발을 막기 위한 학생들의 노력이 있던 것이다.

“교내 외부인 출입을 반대합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본교는 건물을 제외한 장소에 외부인 출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포털 공지사항에 게재된 ‘외부인 출입정책 개요 및 개편 배경’에 따르면, 해당 개편은 △교내 보안 강화 △대학의 사회적 책무 △외부인 출입 문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배경으로 한다.

  개편된 외부인 출입정책은 개강 첫날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에브리타임에 교내에 남성이 들어와 전화번호를 물어봤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며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학생들은 외부인 출입정책 개편의 배경이 된 제56대 총학생회 ‘파동’의 ‘외부인 출입에 대한 추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514명 중 과반(57.3%)이 현행 유지를 원했음에도 해당 설문조사를 개편 근거로 삼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개편의 또 다른 근거인 ‘대학의 사회적 책무’에 대해서도 “학생의 안전보장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외부인의 편의를 증대하는 것이 진정 책무를 다하는 것이냐”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곧이어 위와 같은 내용을 담은 항의문이 포털 민원센터에 연이어 게시됐다. 현재 약 95건의 항의문이 올라온 상태지만 본교는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수의 학생이 여전히 외부인 출입 금지를 원하는 상태다. 본지가 지난 15일부터 재학생 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87%(29명)가 교내 외부인 출입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A 학우는 “애초에 외부인 출입을 금지할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 있었고, 출입 금지마저도 학생들이 힘들게 얻어낸 건데 이걸 순식간에 바꿔버리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제2의 ‘알몸남 사태’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외에도 “다가올 피해만 잔뜩 예상된다”, “과거 소음과 쓰레기 문제가 있던 것으로 안다” 등 부정적 의견이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학생 안전 우선돼야
  외부인 출입과 관련한 문제는 특히 여자대학교(이하 여대)라는 점에서 크게 다가온다. 본교의 경우 과거 외부인 출입 금지의 계기부터가 ‘여대라서 일어난 범죄’기에 더 그렇다.

  타 여대의 외부인 출입정책 현황은 어떨까. 덕성여대와 숙명여대는 원칙적으로 외부인의 교내 출입이 불가하다. △서울여대 △성신여대 △이화여대는 건물 내부를 제외한 교내의 외부인 출입이 가능하지만 위 대학들에서도 외부인 출입통제에 관한 요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신여대의 한 관계자는 “외부인 통제에 대한 학생 요구가 많아져 외부인 출입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재학생 B 씨는 “외부인 출입에 대한 학우들의 반응이 대체로 부정적인 듯하다”며 본인 또한 외부인이 교내에 출입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교의 일방적인 외부인 출입정책 개편과 관련해 학생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학우들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학교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진효주 기자 hyoju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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