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 미래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필자는 조금의 망설임 후에 현재라고 답하겠다. 사람들은 다들 저마다의 이유로 현재 또는 미래를 선택할 테다. 무엇을 선택하든 틀린 답은 아니다. 그러나 선택의 순간,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삶은 연속적이란 것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선택하지 않은 쪽에 복구할 수 없는 피해가 생겨선 안 된다. 다른 쪽의 피해를 간과하고 내린 결정은 개인의 삶이어도 문제지만, 그것이 단체를 향할 때 당연히 더 큰 문제가 된다.

  지난 15일 본교 대학평의원회에서 모집단위 광역화 방안과 상경계열 학제 개편 방안이 모두 가결됐다. 학생들은 “학생 의견 반영 없는 학제 개편 규탄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으나 대학 본부는 이를 무시했다. 본교의 일방적인 의사결정 역사는 오래됐다. 학사구조개편안 설명회를 돌연 취소하고 무기한 연기를 통보한 2019년. (본지 보도 2019년 9월 2일 제505호 3면) 그 3년 후엔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과를 학부로 변경한다’는 입장을 대학평의원회 하루 전 통보하기도 했다. (본지 보도 2022년 3월 21일 제529호 1면) 그리고 2024년, 본교의 일방적인 학제 개편은 또다시 진행됐다. 우리는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 수많은 좌절과 실망을 딛고 또 계속해서 일어섰다. 대학 본부의 일방적 의사결정에 반대하며 본관 점거로 대응했고, 무책임한 그들의 태도에 촛불을 들고 모였다. 우리는 ‘민주동덕’이란 이름에 한 점 부끄럼이 없도록 외쳐왔다.

  본교는 이번 개편을 두고 ‘미래’를 위한 변화라 말한다. 그러나 이는 이미 흔들리고 있는 수면에 돌을 던져 더 큰 파문을 만드는 것과 같다. 훗날의 발전을 위한 것이니 지금 잠깐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다며 흔들림을 막을 대책도 주지 않는다. 현재와 미래. 선택되지 않은 쪽을 간과한 채 내린 결정은 우리에게 또 어떤 파문을 일으킬까.

이나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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